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된 도시 콜체스터는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의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웅장한 노르만 성곽과 로마 시대의 성벽이 공존하는 콜체스터에서 켈트족부터 로마, 앵글로색슨, 노르만에 이르는 영국 역사의 모든 층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로마 시대의 유적과 중세의 건축물들이 현대적인 도시 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간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영국 굴 양식의 발상지이자 역사 애호가들의 성지인 콜체스터에서 2000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특별한 여행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오래된 영국의 도시 콜체스터
콜체스터는 기원전 1세기 켈트족의 수도 카뮬로두눔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이곳은 브리타니아에서 가장 강력한 부족인 트리노반테스의 중심지였으며 로마의 침공 이전까지 브리타니아 최대의 거주지였습니다. 로마의 침공 이후 도시는 더욱 번성했습니다. 로마 제국의 초대 콜체스터 식민지는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이름을 따서 콜로니아 클라우디아로 명명되었습니다. 당시 건설된 거대한 신전은 브리타니아 전체에서 가장 큰 로마 건축물이었으며 현재까지도 그 기초부가 남아있습니다.
중세시대에 들어서며 콜체스터는 모직물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14세기에 지어진 성당과 길드홀은 당시의 번영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특히 영국 내전 중에는 왕당파의 마지막 거점으로서 11주간의 포위전을 견뎌내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굴 양식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머시 강 어귀의 풍부한 굴 서식지는 콜체스터를 영국 최고의 굴 산지로 만들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도시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콜체스터는 역사 관광의 중심지이자 활기찬 대학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 남아있는 로마 시대의 유적들은 현대적인 건물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매년 수많은 고고학자와 역사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콜체스터의 역사 보석들
1. 콜체스터 성
영국 최대의 노르만 양식 성곽으로11세기에 로마 신전 위에 건설되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파운드이며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유럽 최대의 원형 성곽 유적을 자랑하며 내부의 박물관에는 2000년 콜체스터 역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하 감옥과 성벽 순찰로는 중세 시대의 생생한 모습을 체험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로마 군인과 중세 기사의 전투 재현 행사가 열립니다.
2. 로마 시대 성벽
영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 시대 성벽입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성벽을 따라 조성된 3.2km의 산책로는 연중무휴 개방됩니다. 1세기에 건설된 이 성벽은 현재도 도시의 80%를 둘러싸고 있으며 발크혼 게이트에서는 원형 그대로의 로마 시대 성문을 볼 수 있습니다. 매달 첫째 주 토요일에는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로마 성벽 워킹 투어가 진행됩니다.
3. 고드의 하우스
16세기 튜더 양식의 저택으로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건물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7파운드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건물 내부에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가구와 장식품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정원에서는 당시의 약용식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튜더 시대 의상을 입은 가이드의 생활사 해설 투어가 제공됩니다.
4. 성 보톨프 수도원
11세기에 설립된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수도원 유적입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일몰까지 개방됩니다. 노르만 양식의 웅장한 게이트하우스가 특징이며 수도원 정원은 현재 평화로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여름철 주말에는 중세 음악 콘서트가 열리며 수도원 박물관에서는 중세 수도사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5. 캐슬 파크
콜체스터 성을 둘러싼 빅토리아 시대의 공원입니다.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연중무휴 개방됩니다. 로마 시대 원형극장 유적이 공원 내에 보존되어 있으며 여름철에는 야외 극장으로 활용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반들러 시계탑과 네덜란드식 정원이 유명하며 매년 8월에는 콜체스터 축제의 메인 무대가 됩니다.
6. 머시 아일랜드
콜체스터의 전통 굴 양식장이 있는 섬입니다.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방문이 가능하며, 현지 어부들의 안내로 굴 채취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9월부터 3월까지는 네이티브 콜체스터 굴 시즌으로 전통 방식의 굴 양식과 수확 과정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섬 주변의 습지는 철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로마 황제도 반한 영국의 맛 콜체스터 굴의 전설
콜체스터 굴은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의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로마의 장군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브리타니아 원정 당시 이곳의 굴에 매료되어 로마로 대량 수출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로마 시대의 굴 껍데기 더미가 발견되어 이 이야기가 단순한 전설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이르러 콜체스터 굴은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철도의 발달로 런던까지 신선한 굴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콜체스터는 런던의 굴 창고로 불렸습니다. 당시 머시 강의 굴 어부들은 특별한 평저선 스마크를 이용해 굴을 채취했는데 이 전통적인 방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콜체스터 굴은 EU로부터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는 특산품이 되었습니다. 매년 9월 첫째 주에 열리는 콜체스터 굴 축제에서는 전통 방식의 굴 채취 시연과 함께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현지 레스토랑들은 로마 시대부터 전해져오는 레시피로 굴 요리를 선보이며 이는 2000년의 맛을 그대로 이어가는 살아있는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콜체스터 굴의 지속가능한 양식 방식입니다. 머시 강 어귀의 자연 서식지는 엄격한 환경 규제 하에 관리되며, 전통적인 리레잉 방식을 통해 굴의 품질을 유지합니다. 이는 어린 굴을 특별히 관리되는 구역으로 옮겨 육성하는 방식으로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기술입니다.
현재 콜체스터에서는 굴 양식 문화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통 양식 방법을 기록하고 어부들의 구술 역사를 수집하며 관련 도구와 선박을 보존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이처럼 콜체스터 굴은 단순한 해산물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