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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도시 에보라, 고대의 유적을 찾아서, 미식 문화

by treblue 2025. 2. 10.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의 도시, 에보라에서 마주하는 시간여행. 웅장한 로마 신전과 고딕 성당, 그리고 해골 예배당의 신비로운 이야기까지. 알렌테주 평원의 중심에서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에서 포르투갈의 가장 깊은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에보라로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고대 도시 에보라 

포르투갈 남부 알렌테주 지방의 중심 도시 에보라는 기원전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입니다. 리베랄리타스 율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도시는 로마 시대에 이베리아 반도의 주요 도시 중 하나였으며, 현재도 당시의 건축물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포르투갈 왕실의 주요 거처로 사용되며 더욱 번영했습니다. 특히 14-15세기에는 포르투갈의 황금기를 맞아 많은 궁전과 교회, 수도원들이 건설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은 고딕, 무데하르, 마누엘 양식이 독특하게 혼합된 형태를 보여주며, 이는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도시의 중심부는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좁은 골목길들은 하얀색 회반죽 건물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유대인 지구의 미로 같은 골목길들은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16세기에는 예수회가 설립한 대학으로 인해 이베리아 반도의 주요 학문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지어진 예수회 대학 건물과 도서관은 현재도 도시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으며, 당시의 학문적 전통은 현대 에보라 대학교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보라는 약 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조용한 도시이지만, 그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포르투갈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과 예술품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알렌테주 지방의 문화와 미식의 중심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보라 사진

에보라의 고대 유적을 찾아서

1. 디아나 신전

기원전 1세기에 건설된 로마 신전은 에보라의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코린트식 기둥과 대리석 구조물이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으며,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남아있는 로마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신전 주변의 광장에서는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간 조명이 비치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24시간 개방되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전문 가이드의 무료 역사 투어가 제공됩니다.

2. 해골 예배당

16세기에 건립된 이 독특한 예배당은 5,000명 이상의 수도사들의 유골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회 내부에 위치한 이 예배당의 입구에는 "우리의 뼈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인생의 덧없음을 상기시킵니다. 내부의 기둥과 벽면은 해골과 뼈로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천장의 프레스코화도 인상적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3. 에보라 대성당

12세기에 건설이 시작된 포르투갈 최대의 중세 성당입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혼합된 이 성당은 웅장한 첨탑과 아름다운 회랑이 특징입니다. 특히 고딕 양식의 회랑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성당 박물관에는 중세 종교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옥상 테라스에서는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4.5유로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4. 지루알도 광장

에보라의 중심 광장으로, 중세부터 도시의 상업과 사회적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의 아케이드와 헨리케식 분수대가 특징이며, 주변에는 역사적인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있습니다. 특히 Café Arcada는 1816년부터 영업 중인 역사적인 카페로, 전통 과자와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는 정기적으로 전통 시장과 문화 행사가 열립니다.

5. 은수 수도원

15세기에 건립된 이 수도원은 현재 고급 호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데하르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특히 아줄레주 타일로 장식된 회랑이 아름답습니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로비와 회랑은 관람이 가능하며, 레스토랑에서는 알렌테주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알렌테주의 심장 에보라의 미식과 문화

에보라는 알렌테주 지방의 미식과 와인 문화의 중심지로서, 포르투갈에서 가장 독특하고 풍부한 음식 문화를 자랑합니다. 포르투갈의 토스카나라 불릴 만큼 뛰어난 미식 문화는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농경과 목축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알렌테주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하지만 풍부한 맛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올리브유, 마늘, 코리앤더를 베이스로 하며, 여기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들이 더해집니다. 특히 'Pão Alentejano'라 불리는 전통 빵은 대부분의 요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이는 한때 가난했던 이 지역의 역사를 반영합니다.

대표적인 전통 요리들로는 마늘과 올리브유로 맛을 낸 빵 수프에 수란을 올린 요리 아살다 알렌테자나,흑돼지 고기를 마늘과 화이트 와인으로 조리한 요리인 카르네 데 포르코 아 알렌테자나, 빵과 채소를 활용한 전통 요리 미가스 알렌테자나스, 양고기 스튜 엔소파도 데 보리죠, 알렌테주 스타일의 차가운 수프 요리인 가스파초 알렌테자노가 있습니다.

와인 문화는 에보라의 또 다른 자부심입니다. 도시 주변의 포도밭들은 알렌테주 DOC 지역에 속하며, 특히 레드 와인 생산으로 유명합니다. 주요 포도 품종으로는 아라고네스, 트린카데이라, 알리칸테 부셰가 있으며, 이들로 만든 와인은 진하고 풍부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에보라의 와이너리들은 대부분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방문객들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포도밭 투어, 와인 시음, 전통 요리와의 페어링 체험 등을 제공합니다. 특히 알렌테주 와인 루트를 따라가면 지역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들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레스토랑 문화도 특별합니다. 오래된 저택을 개조한 전통 레스토랑들은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레시피로 요리를 선보이며, 이들 중 많은 곳이 미슐랭 가이드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루알도 광장 주변의 레스토랑들은 전통 요리와 현대적 해석이 조화를 이룬 메뉴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