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구름 위의 오르비에토, 하늘과 지하를 잇는 여행지, 지하 도시의 신비

by treblue 2025. 2. 13.

움브리아와 토스카나의 경계에 우뚝 솟은 화산암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오르비에토는 마치 동화 속 성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있습니다.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신비로운 역사와 화려한 두오모로 유명한 이 도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지하 도시의 미로 같은 동굴들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오르비에토에서, 잊을 수 없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구름 위의 도시 오르비에토 

화산암 절벽 위 325미터 높이에 자리 잡은 오르비에토는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우르브스 베투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도시의 이름처럼 오르비에토는 3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에트루리아인들은 이 튜포 화산암 절벽을 깎아 견고한 요새도시를 건설했고 그들이 만든 지하 동굴과 우물은 현재까지도 도시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중세 시대에 오르비에토는 교황령의 중요한 거점이었습니다. 수많은 교황들이 이곳을 피난처이자 여름 별장으로 사용했으며 이는 도시의 예술과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13세기에 시작된 두오모의 건설은 도시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탈리아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오르비에토 대성당은 당시 도시의 부와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도시의 지하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에트루리아인들이 시작하고 중세 시대에 확장된 1200개 이상의 동굴과 통로는 마치 미로와 같이 도시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 지하 도시는 저장고, 작업장, 피난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성 파트리치오 우물은 르네상스 시대 공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르비에토의 와인 문화는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화산암 동굴은 완벽한 와인 저장고 역할을 했으며 오르비에토 클라시코로 알려진 화이트 와인은 도시의 자부심입니다. 동굴에서 발견되는 포도씨 화석들은 이 지역의 와인 생산이 기원전부터 이어져 왔음을 증명합니다.

도시의 건축물들은 각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에트루리아 시대의 성벽, 중세의 탑과 교회들, 르네상스 시대의 저택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특히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중세 건물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광장들은 오르비에토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합니다. 오르비에토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도시입니다. 케이블카와 에스컬레이터로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일단 도시에 들어서면 중세의 고요함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만나는 장인의 공방들과 전통 식당의 향긋한 요리 향, 와인 바의 정겨운 분위기는 오르비에토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오르비에토 사진

오르비에토의 하늘과 지하를 잇는 여행

1. 오르비에토 두오모

이탈리아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는 대성당입니다. 1290년에 착공하여 300년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화려한 모자이크와 조각으로 장식된 파사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루카 시뇨렐리의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는 미켈란젤로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성당), 프레스코관 추가 시 8유로이며, 운영시간은 9:30-18:00입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다양한 언어로 제공되며 사진 촬영은 허용되나 플래시 사용은 금지됩니다.

2. 성 파트리치오 우물

르네상스 건축의 걸작인 이 우물은 깊이 62미터의 이중 나선형 계단으로 유명합니다. 1527년 교황 클레멘스 7세의 명령으로 건설되었으며 248개의 계단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이며 운영시간은 10:00-17:00(동절기), 10:00-19:00(하절기)입니다. 계단이 많으므로 편한 신발이 필수이며,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지하 온도로 인해 피서지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3. 오르비에토 지하도시

1200개 이상의 동굴과 통로로 이루어진 지하도시 투어입니다.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사용된 우물과 비둘기집, 올리브유 제작소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로만 방문 가능하며 소요시간은 약 45분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7유로이며 투어는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진행됩니다. 동굴 내부는 서늘하므로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알보르노 요새

14세기에 건설된 중세 요새로, 현재는 공공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도시와 움브리아 계곡의 파노라마 전망을 제공하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개방됩니다. 공원 내에는 놀이터와 피크닉 공간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있으며, 특히 일몰 시간대의 전망이 아름답습니다.

5. 에트루리아 고고학 박물관

도시의 에트루리아 유적과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고대 오르비에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특히 에트루리아 시대의 도자기와 장신구 컬렉션이 뛰어납니다. 입장료는 성인 8유로이며 운영시간은 8:30-19:30입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영어, 이탈리아어로 제공되며, 주말에는 무료 가이드 투어도 있습니다.

6. 코르소 카보우르

오르비에토의 메인 거리로 중세 건축물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특히 수공예품 공방, 와인 샵, 전통 식당이 많아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주말에는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아침에는 재래시장이 열리고 현지 농산물과 치즈, 살루미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점은 13:00-16:00에 휴식 시간을 가지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하도시가 품은 신비, 오르비에토의 숨겨진 이야기

오르비에토의 가장 큰 매력은 지상과 지하에 공존하는 두 개의 도시입니다. 지하도시는 에트루리아인들이 시작하고 중세인들이 확장한 인간의 의지와 지혜의 결정체입니다. 1200개가 넘는 동굴과 통로는 각각의 용도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생존과 번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성 파트리치오 우물은 르네상스 시대 공학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교황 클레멘스 7세의 명령으로 건설된 이 우물은 깊이 62미터, 지름 13미터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중 나선형 계단은 당나귀가 물을 나르는 동안 상하행이 교차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으며 248개의 계단은 마치 DNA 구조를 연상시키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하 동굴들은 중세 시대에 와인 저장고, 비둘기 집, 올리브유 제작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화산암의 일정한 온도와 습도는 와인 저장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현재도 일부 레스토랑과 와인 바는 이 고대의 동굴을 와인 셀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방어 시스템도 지하도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비상시에는 피난처로 사용되었으며 비밀 통로들은 도시 밖으로의 탈출로 역할을 했습니다. 동굴 벽에 남아있는 도구의 흔적과 비문들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현대에는 고고학자들의 지속적인 발굴과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트루리아 시대의 무덤, 제의실, 공방 등이 발견되면서 도시의 역사는 계속해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3D 매핑을 통해 지하도시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오르비에토의 지하도시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닌, 인류의 지혜와 생존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매년 진행되는 오르비에토 언더그라운드 축제는 이러한 지하도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