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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독교의 발상지 캔터베리, 매력 포인트, 베켓의 길을 따라서

by treblue 2025. 2. 11.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의 영국 기독교의 심장부이자 중세 순례자들의 성지였던 캔터베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캔터베리 대성당을 중심으로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15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된 이곳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중세 시대 건축물들이 늘어선 좁은 골목길과 차 없이 걷는 도심 그리고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의 배경이 된 이 도시는 영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역사 도시 중 하나입니다.

기독교의 발상지 캔터베리

캔터베리는 켄트 주에 위치한 인구 6만의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브리튼 섬의 주요 거점이었던 이곳은 597년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영국에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영국 기독교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1170년 토마스 베켓 대주교의 순교 이후 캔터베리는 유럽 전역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도시의 중심부는 중세 시대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웨스트게이트는 영국에서 가장 큰 중세 시대 성문으로 한때는 도시의 방어 시설이었지만 현재는 도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성문을 지나면 만나는 좁은 골목길들은 14-15세기에 지어진 목조 건물들로 가득하며 특히 머천트 거리(Mercery Lane)는 중세 순례자들이 기념품을 구매하던 곳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캔터베리의 문학적 가치도 주목할 만합니다.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는 이곳으로 순례를 오는 순례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중세 영문학의 걸작으로 현재도 전 세계 문학 애호가들이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들을 찾아 방문합니다.

교육적으로도 캔터베리는 중요한 도시입니다. 킹스 스쿨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중 하나이며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 대학교는 영국의 주요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도시 곳곳에 있는 박물관들은 로마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캔터베리는 역사 관광의 중심지이자 활기찬 대학도시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세의 건축물들 사이로 현대적인 카페와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캔터베리 대성당 사진

시간이 멈춘 듯한 캔터베리의 매력 포인트

1. 캔터베리 대성당

영국 기독교의 시작점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이 성당은 영국 국교회의 대주교가 있는 모교회입니다. 11세기부터 시작된 웅장한 고딕 건축양식과 세계 최고의 중세 스테인드글라스가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특히 토마스 베켓 대주교의 순교지와 에드워드 흑태자의 무덤은 반드시 봐야 할 명소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14.00, 학생 £12.00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매일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는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2. 캔터베리 테일즈

제프리 초서의 명작 캔터베리 이야기를 실감나게 재현한 체험형 박물관입니다. 코스튬을 입은 배우들과 함께 14세기 순례자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중세 영국의 생활상과 문화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2.95, 어린이 £9.95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됩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여러 언어로 제공됩니다.

3. 웨스트게이트 가든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정원 중 하나로 스토어 강을 따라 조성된 아름다운 공원입니다. 로마 시대의 유적과 빅토리아 시대의 정원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적인 펀팅(punting)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천년 된 플라타너스 나무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중 하나입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펀팅은 성인 £12.00에 30분 이용 가능합니다.

4. 성 어거스틴 수도원

597년 설립된 이 수도원은 영국 기독교의 요람입니다. 현재는 유적지로 남아있지만 증강현실 기기를 통해 수도원의 전성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광대한 정원과 박물관에서는 수도원의 역사와 고고학적 발견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8.00, 어린이 £4.80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됩니다.

5. 캔터베리 로만 박물관

로마 시대 빌라의 실제 유적 위에 지어진 박물관으로 당시의 모자이크 바닥과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발굴 현장과 함께 로마 시대 캔터베리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입장료는 성인 £9.00, 학생 £7.00이며, 수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6. 이스트브리지 병원

12세기에 지어진 순례자들을 위한 호스피스로 현재도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 병원의 구조와 운영 방식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건축물입니다. 특히 지하 예배당의 벽화는 필수 관람 포인트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3.00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됩니다.

7. 버터마켓

중세부터 이어져 온 시장 광장으로 현재는 카페와 상점들이 들어선 도시의 중심지입니다. 역사적인 건물들 사이에서 현대적인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토요일에는 농산물 시장이 열려 현지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상점들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됩니다.

중세의 순례 전통 베켓의 길을 따라서

캔터베리의 가장 특별한 문화유산은 토마스 베켓 대주교와 관련된 순례 전통입니다. 1170년 헨리 2세의 기사들에 의해 대성당에서 순교한 베켓은 곧 성인으로 추대되었고 그의 순교는 중세 유럽 최대의 순례 문화를 탄생시켰습니다.토마스 베켓의 순교는 중세 영국 교회사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헨리 2세와의 권력 다툼 끝에 발생한 그의 죽음은 중세 기독교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순교 직후부터 수많은 기적이 그의 무덤에서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졌고, 이는 유럽 최대의 순례 문화를 탄생시켰습니다. 순례자들은 런던 사우스워크 대성당에서 캔터베리까지 이어지는 60마일의 베켓의 길을 걸으며 특별한 순례자의 휘장을 착용했는데, 이 휘장은 성지 순례를 완료했다는 증표이자 중세 시대의 중요한 기념품이었습니다. 당시 순례자들은 여관과 수도원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며, 이러한 순례 문화는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에 상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대성당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전통적으로 '순례자의 샘'에서 몸을 정화하고, 성 토마스 예배당에서 기도를 올렸으며, 특히 순례자의 계단을 무릎으로 올라가며 참회의 기도를 했습니다. 수세기에 걸친 순례자들의 무릎자국으로 깊게 패인 돌계단은 오늘날까지도 당시의 신앙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현대의 순례자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순례 경로를 따라가며 역사적 명소들을 방문하는데, 특히 북다운스를 지나는 구간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7월 7일 성 토마스 베켓 축일에는 특별한 순례 행사가 진행되며, 베켓 주간에는 중세 시대의 순례 문화를 재현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비록 종교개혁 시기에 많은 성물이 파괴되었지만, 대성당 내부에는 여전히 베켓의 순교를 기념하는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러한 영적 순례의 전통은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화유산 관광과 결합하여 역사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관광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베켓을 중심으로 한 순례 전통은 단순한 종교적 의미를 넘어, 캔터베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자리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