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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의 영광, 리스본의 역사적 보물들, 영혼의 노래 파두

by treblue 2025. 2. 9.

대서양의 진주, 리스본에서 만나는 천년의 로맨스. 노란 트램이 오르내리는 언덕 위 파스텔 빛 건물들, 파두의 애수 어린 선율이 울려 퍼지는 알파마 골목길, 그리고 테주강 너머로 펼쳐지는 황홀한 일몰까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 중 하나인 리스본에서 포르투갈의 영광스러운 항해시대부터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항해시대의 영광을 간직한 리스본

테주강이 대서양과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리스본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페니키아인들이 처음 정착한 기원전 1200년부터 로마, 비시고트, 무어인의 지배를 거쳐 1147년 포르투갈 첫 번째 왕 아폰수 엔히케스에 의해 재정복 되면서 포르투갈의 수도가 되었습니다. 15-16세기 대항해시대는 리스본의 황금기였습니다.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로 발견을 시작으로, 리스본은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벨렝 지구의 화려한 마누엘 양식 건축물들은 이 시기의 번영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특히 제루니무스 수도원과 벨렝 탑은 당시 포르투갈의 해상 제국으로서의 위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1755년 11월 1일, 리스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화재는 도시의 85%를 파괴했지만, 폼발 후작의 주도로 진행된 재건축은 바이샤 지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격자형 도로 구조와 내진 설계가 적용된 건물들은 당시로는 혁신적인 도시계획이었습니다. 현재 리스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알파마의 좁은 골목길에서는 1000년 전 무어인들의 생활 흔적을, 바이샤의 우아한 광장들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도시계획을, 그리고 파르케 다스 나솨이스에서는 21세기 현대 리스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상징인 노란 트램과 케이블카들은 7개의 언덕 위에 세워진 리스본의 독특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19세기 말에 도입되었으며, 현재는 도시의 가장 매력적인 관광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28번 트램은 도시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이동 수단이자 그 자체로 인기 있는 관광 명소입니다. 파두로 대표되는 리스본의 문화는 201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도시 곳곳의 파두 하우스에서는 포르투갈의 애수 어린 영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리스본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베르트랑 서점이 있는 문화도시이기도 합니다.

리스본 사진

리스본의 시간이 멈춘 듯한 역사적 보물들

1. 벨렝 탑

1515년에 건설된 마누엘 양식의 걸작으로,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의 영광을 상징하는 건축물입니다. 테주강 위에 우뚝 선 이 요새는 원래 항구 방어와 등대 역할을 했답니다. 5층으로 이루어진 탑은 각 층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발코니의 리노세로스 가고일과 아프리카, 아라비아의 영향을 받은 장식들이 인상적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6유로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10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5시에 마감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일몰 시간대 방문 시 테주강의 황금빛 물결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 제루니무스 수도원

1502년 마누엘 1세의 명으로 건설이 시작된 이 수도원은 포르투갈 마누엘 양식의 최고 걸작입니다.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로 발견을 기념하여 건립되었으며, 그의 무덤도 이곳에 있습니다. 웅장한 회랑과 정교한 석조 장식, 높이 솟은 리브 볼트 천장은 당시 포르투갈의 번영을 보여줍니다. 성당과 회랑을 포함한 입장료는 성인 10유로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해상박물관과 고고학박물관도 함께 있어 하루 종일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3. 알파마 지구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지구로, 무어인들의 영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미로 같은 골목길이 특징입니다. 좁은 골목길마다 전통 타일 아줄레주로 장식된 건물들, 작은 광장, 파두 하우스들이 있습니다. 특히 미라도우로 데 산타 루지아 전망대에서는 테주강과 붉은 지붕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는 15유로부터 시작하며, 저녁에는 전통 파두 공연과 저녁 식사를 포함한 투어도 가능합니다. 6월 성 안토니오 축제 기간에는 이 지역이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여줍니다.

4. 상 조르제 성

11세기 무어인들이 건설한 성채로,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습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리스본 전체와 테주강의 전망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고학 박물관에서는 페니키아, 로마, 무어 시대의 유물들을 볼 수 있으며, 카메라 옵스쿠라에서는 도시의 실시간 파노라마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0유로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겨울철은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야간 투어도 별도로 제공되며, 성 내부의 레스토랑에서는 전통 포르투갈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5. 바이샤 지구

1755년 대지진 이후 재건된 리스본의 중심가로, 격자형 도로와 신고전주의 건축물이 특징입니다. 호시우 광장, 코메르시오 광장 등 웅장한 광장들과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루아 아우구스타는 리스본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이며,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탑승료는 5.30유로이며,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됩니다. 지역 가이드 투어는 25유로부터 시작하며, 음식 투어도 인기가 있습니다.

5. 파르케 다스 나솨이스

1998년 리스본 세계박람회를 위해 조성된 현대적인 지구입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오세아나리움, 바스코 다 가마 쇼핑몰, 오리엔테 기차역 등 현대 건축의 걸작들이 있습니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테주강 위를 지나며 바라보는 전경이 압권입니다. 오세아나리움 입장료는 성인 19유로, 케이블카는 편도 6유로입니다. 오세아나리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케이블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됩니다.

영혼의 노래 파두

파두는 리스본의 영혼을 대변하는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입니다. 19세기 초 리스본의 항구 지역, 특히 알파마와 모우라리아 지구의 선원들과 노동자들 사이에서 시작된 이 음악은 201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운명'이라는 뜻을 가진 파두는 포르투갈어로 사우다드라 표현되는 깊은 그리움, 상실, 애수를 노래합니다.

파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노예들의 룬두 음악에서 시작되었다는 설, 중세 트루바두르들의 음악적 전통에서 발전했다는 설, 그리고 아랍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악학자들은 파두가 포르투갈의 항해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바다로 떠난 선원들을 기다리는 여인들의 애절한 마음,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민자들의 향수가 파두의 정서적 토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파두 공연은 매우 특별한 형식을 갖춥니다. 검은 옷을 입은 파디스타 파두 가수가 포르투갈 12현 기타와 6현 기타 비올라의 반주에 맞춰 노래합니다. 공연장의 불은 꺼지고, 완전한 침묵 속에서 오직 가수의 목소리와 기타 소리만이 공간을 채웁니다. 이러한 엄숙한 분위기는 파두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파두의 황금기를 이끈 아마리아 호드리게스는 파두의 여왕으로 불립니다. 그녀는 파두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발전시켰으며, 그녀의 사망 시 포르투갈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현재는 마리자, 아나 모우라와 같은 현대 파디스타들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하고 있습니다.

리스본에서 파두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들로는 1927년 개업한 리스본 최고의 파두 하우스 카페 룽고,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전통적인 파두 바인 타스카 두 차, 최고급 파두 공연장인 클루브 드 파두,파두의 역사와 전통을 전시하는 파두 박물관이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최소 1주일 전공연 예약은 필수이며, 공연 중 사진 촬영과 대화는 금지입니다.

파두는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체성과 감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표현입니다. 리스본을 방문할 때, 파두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포르투갈의 진정한 영혼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특히 알파마 지구의 좁은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파두의 선율은,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리스본의 밤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