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의 동화가 탄생한 곳 세계적인 현대미술제 도큐멘타의 고향 카셀에서 단순한 관광뿐 아니라 특별한 여행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빌헬름스회헤 궁전에서는 웅장한 헤라클레스 동상과 함께 유럽 최대의 분수 쇼가 펼쳐지고 아름다운 바로크 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환상적인 풍경 그리고 도시 곳곳에는 동화 속 이야기들이 숨어 있어 마치 그림 형제의 동화책 한 페이지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중세의 건축물과 현대 예술 작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거리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 감각이 만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메르헨 가도의 주요 도시로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동화의 도시 카셀
여행자들이 잘 모르는 독일의 숨은 보석 같은 도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카셀은 독일 헤센 주의 중심도시이자 그림 형제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으로 독일 7대 가도중 동화 가도인 메르헨 가도의 중심도시입니다. 인구 약 20만의 중급 도시지만 독일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카셀은 처음 기록된 것이 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중세 시대부터 헤센-카셀 방백령의 수도였던 이곳은 18세기에 가장 번영했다고 해요. 그 시기에 지어진 빌헬름스회헤 궁전과 정원은 지금도 도시의 자랑거리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도시의 80%가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놀랍게도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았어요. 1955년부터 시작된 도큐멘타는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로 성장했답니다. 독일 중부의 교통 허브인 카셀은 접근성이 무척 좋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뮌헨 등 주요 도시에서 고속철도로 쉽게 올 수 있어요. 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왔는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독일의 전원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카셀의 매력 중 하나는 도시와 자연의 완벽한 조화예요. 도시를 둘러싼 하비히츠발트 자연공원과 풀다 강이 도시에 싱그러운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특히 빌헬름스회헤 산악공원은 유럽 최대 규모의 산악공원으로 도시 전체가 마치 거대한 정원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카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예술과 문화의 흔적이었어요. 그림 형제의 동화가 태어난 곳이라는 점은 도시 전체에 동화 같은 분위기를 더해주고 5년마다 열리는 도큐멘타 덕분에 거리 곳곳에서 현대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놓치면 후회할 관광지
1. 빌헬름스회헤 궁전과 산악공원
카셀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단연 빌헬름스회헤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곳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워요. 특히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물놀이 쇼는 꼭 봐야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운 좋게도 물놀이 쇼가 있는 수요일이었는데요. 헤라클레스 동상에서 시작해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쏟아져 내리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쇼를 따라 내려가면서 구경했는데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꿀팁: 물놀이 쇼는 정확히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하니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 질 무렵 궁전과 공원의 전경은 환상적이니 해 질 때까지 머무르시는 것도 좋습니다.
2. 그림 형제 박물관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이곳은 그림 형제의 생애와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며 백설공주, 신데렐라 같은 친숙한 동화들의 원본 자료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박물관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전시물 하나하나가 정말 흥미롭고, 특히 그림 형제가 직접 쓴 편지들과 초고들을 보면서 동화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꿀팁: 영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니 꼭 이용하세요. 전시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3. 프리데리치아눔
유럽 최초의 공공 박물관 건물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이곳은 현재는 현대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도큐멘타 기간이 아니더라도 항상 흥미로운 현대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답니다. 건물 자체가 주는 웅장한 느낌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신고전주의 양식의 외관과 현대적인 내부 전시의 대비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꿀팁: 입장권은 다른 미술관과 통합권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해요.
4. 칼스아우에 공원
현지인들의 일상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광활한 잔디밭, 아름다운 오렌제리, 그리고 수많은 산책로가 있는 이곳에서 저는 반나절을 보냈네요. 특히 주말에는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 조깅하는 사람들로 공원이 활기가 넘치며 오렌제리 건물 안의 천문관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꿀팁: 공원 내 카페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꼭 드셔보세요.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입니다.
5. 마르티니교회
카셀 구시가지의 상징인 이 고딕 양식의 교회는 도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요. 76미터 높이의 첨탑은 도시 어디서나 눈에 띄는 랜드마크죠. 교회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햇살이 비치는 오전에 방문하시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꿀팁: 성탑에 올라가면 카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다만 계단이 많아서 체력이 필요합니다.
이 도시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한적하게 여유를 즐기면서 도시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현지인처럼 즐기는 카셀의 숨은 명소
1. 칼스아우에 공원
현지인들의 사랑받는 휴식 공간입니다. 오렌제리와 대형 온실, 아름다운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2. 퀸스가세
카셀의 가장 활기찬 쇼핑 거리입니다. 현대적인 상점들과 카페들이 즐비한 이곳에서는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3. 토르바우중세 시대의 성문으로,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특히 해질 무렵 역사적인 건물들 사이로 스며드는 노을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저녁에는 프리드리히 광장 주변의 바와 레스토랑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보세요. 특히 여름철에는 광장에서 야외 음악회나 문화 행사가 자주 열려 도시의 문화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카셀 사람들은 여유롭고 친절합니다. 주말이면 빌헬름스회헤 공원이나 칼스아우에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으며 대도시의 번잡함은 없지만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카셀의 매력은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독일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꼭 카셀에도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