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프랑스, 독일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바젤은 유럽의 문화 예술 중심지입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의 아트 바젤의 본고장이자 수세기에 걸친 인문주의 전통을 간직한 이 도시는 현대 미술과 중세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라인강의 우아한 흐름과 함께 유럽의 예술혼을 느껴보세요.
라인강의 진주 바젤
바젤의 역사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Basilia라는 이름의 로마 군사기지에서 시작된 이 도시는 중세 시대에 라인강의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1460년 설립된 바젤 대학교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에라스무스와 같은 위대한 인문주의자들이 활동했던 지적 교류의 중심지였습니다. 15세기에는 유럽 최대의 종이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는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도시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16세기에는 한스 홀바인을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며 르네상스 예술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습니다.
현대의 바젤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본사가 위치한 생명과학 산업의 중심지이자, 현대 미술의 메카로 자리잡았습니다. 1970년에 시작된 아트바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페어로 성장했으며 도시 곳곳에 위치한 40여 개의 미술관들은 바젤을 명실상부한 예술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라인강을 따라 발달한 도시는 크게 대바젤과 소바젤로 나뉩니다. 대바젤에는 대성당과 시청사를 중심으로 한 중세 구시가지가 있으며 소바젤은 과거 장인들의 거주지였다가 현재는 트렌디한 문화예술 지구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여름이면 많은 시민들이 라인강에서 수영을 즐기는 독특한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젤은 또한 현대 건축의 보고 이기도 합니다.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헤르조그 & 드 뫼롱과 같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도시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중세 건축물과 현대 건축의 독특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7개의 특별한 공간
1. 바젤 뮌스터
붉은 사암으로 지어진 로마네스크-고딕 양식의 대성당으로 1019년에 착공되었습니다. 두 개의 첨탑이 특징적이며 테라스에서는 라인강과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에라스무스의 무덤이 있는 지하실과 중세 회랑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성당 입장은 무료이며 첨탑 전망대는 성인 6CHF입니다. 개방시간은 여름 10:00-17:00, 겨울 10:00-16:00입니다.
2. 쿤스트뮤지엄 바젤
1661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공공 미술관으로, 홀바인과 피카소의 대규모 컬렉션으로 유명합니다.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2016년 새롭게 개관한 신관에서는 현대미술 전시가 열립니다. 입장료는 성인 16CHF(3개 건물 통합권), 개방시간은 화-일 10:00-18:00(목요일 20:00까지)입니다.
3. 마르크트플라츠 & 라트하우스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의 붉은 시청사가 있는 광장으로 매일 신선한 농산물 시장이 열립니다. 시청사의 화려한 프레스코화와 내부 중정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시청사 개방시간은 월-금 8:30-17:00입니다.
4. 파운데이션 베옌러
레초 피아노가 설계한 현대미술관으로 인상파부터 현대미술까지 세계적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네, 세잔, 피카소, 워홀의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며 아름다운 정원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룹니다. 입장료는 성인 25CHF이고 개방시간은 매일 10:00-18:00(수요일 20:00까지)입니다.
5. 틴글리 박물관
스위스의 키네틱 아티스트 장 틴글리의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입니다.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건물은 라인강변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객이 직접 작동해볼 수 있는 기계 조각들이 특징입니다. 움직이는 예술작품들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18CHF이며 개방시간은 화-일 11:00-18:00입니다.
6. 바젤 동물원
1874년에 개장한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으로 작은 동물원의 큰 성공이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합니다. 600여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코뿔새 번식 프로그램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아름다운 정원 설계로도 유명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21CHF, 개방시간은 계절별로 상이합니다.
7. 슈파렌토르 & 중세 성벽
14세기에 건설된 바젤의 가장 아름다운 성문으로 과거 도시를 보호하던 성벽의 일부입니다. 화려한 장식과 시계탑이 특징이며 주변에는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거리들이 있습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외부에서 24시간 관람 가능합니다.
바젤의 축제와 현대미술
바젤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예술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매년 6월 열리는 아트바젤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페어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갤러리와 컬렉터들로 도시가 활기를 띱니다. 이 기간에는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 행사와 전시가 열려 바젤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모합니다.
2월의 파스나흐트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카니발로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월요일 새벽 4시 모든 도시의 불이 꺼지고 피페와 드럼 행진이 시작되는 모르겐슈트라이히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3일간 계속되는 축제 동안 화려한 가면과 음악과 풍자적인 퍼레이드가 도시를 채웁니다.
현대 건축 투어도 바젤만의 특별한 경험입니다. 노바티스 캠퍼스에는 프랭크 게리, 타다오 안도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으며 메세 바젤의 새로운 전시장은 헤르조그 & 드 뫼롱의 현대적 해석이 돋보입니다.
여름이면 라인강은 도시의 해변으로 변모합니다. 전통적인 위크피쉬 방수백을 들고 강을 따라 수영하는 것은 바젤 시민들의 특별한 문화입니다. 강변의 카페와 바들은 도시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해 질 녘 라인강의 석양은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