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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지

로사 미스티카 , 이탈리아의 작은 루르드 , 진정한 순례의 길

by treblue 2025. 4. 13.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이탈리아 북부의 맑은 오후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향한 기차는 브레시아 지방으로 왔습니다. 목적지는 최근 바티칸의 공식 승인을 받은 성모 발현지 몬티키아리-폰타넬레  '로사 미스티카' 신비로운 장미라 불리는 이곳은 오랜 기다림 끝에 2024년 7월 교회로부터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정받은 진정한 성모 발현지입니다. 가장 최근에 인정받은 곳이라 더 와보고 싶었어요. 푸른 초원과 낮은 구릉이 펼쳐진 폰타넬레 성지에 도착하자 맑은 샘물 주변에 모인 순례자들의 기도 소리가 고요히 울려 퍼지며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노부인의 얼굴에 맺힌 눈물방울은 세 송이 장미 흰색, 빨간색, 금색 장미를 품에 안은 성모님의 모습처럼 빛났습니다. 성모님이 병든 영혼들의 치유와 성화를 위해 이 땅을 선택하셨다는 메시지가 내 마음에 새롭게 다가왔고 보다 더 잘 알려진 발현지와는 달리 이곳의 소박하고 정갈한 분위기는 오롯이 기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푸른 알프스의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 성지에서 나는 진정한 순례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달았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기다림의 축복 로사 미스티카 성모 발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의 몬티키아리와 폰타넬레는 최근까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성모 발현지였습니다. 그러나 2024년 7월 바티칸 신앙교리성이 이곳의 성모 발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세계적인 순례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로사 미스티카 발현의 역사는 1947년과 1966년, 이탈리아 여성 피에리나 질리가 경험한 성모 마리아의 발현으로 시작됩니다. 당시 피에리나는 몬티키아리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1946년 11월 24일 그녀는 처음으로 기도 중에 성모 마리아를 보게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발현이 계속되었습니다.

1947년 7월 13일 몬티키아리 성당에서 성모님은 가슴에 세 개의 검이 꽂힌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이 검은 각각 '기도, 희생, 보속'의 부족함을 상징했습니다. 11월 22일의 두 번째 발현에서 성모님은 세 송이 장미 흰색, 빨간색, 금색을 가슴에 지니고 나타나셨습니다. 이 세 가지 색의 장미는 각각 '기도, 희생, 보속'을 상징하며, 이로부터 '로사 미스티카' 신비로운 장미라는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발현은 1947년 12월 8일 몬티키아리 대성당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날 성모님은 대리석 바닥에 '은총의 시간'이라는 말씀과 함께 나타나셨고 매년 12월 8일 정오에 특별한 은총의 시간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발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목격자가 되었습니다.

1966년에는 폰타넬레 지역의 작은 샘물 근처에서 성모님이 다시 피에리나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성모님은 이 샘물이 영혼과 육체의 치유를 위한 원천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고 이곳을 "병자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장소"로 지정하셨습니다. 이후 많은 순례자들이 이 샘물에서 치유의 은총을 경험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발현은 교회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로사 미스티카에 대한 신심이 널리 퍼졌고, 수많은 치유와 기적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마침내 2024년 7월 8일 바티칸은 이 발현의 초자연적 성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바티칸이 인정한 몇 안 되는 성모 발현 사례 중 하나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몬티키아리 성지 사진

몬티키아리-폰타넬레 이탈리아의 작은 루르드

몬티키아리-폰타넬레 성지는 종종 이탈리아의 작은 루르드 라고 불리는데 이는 치유의 샘물과 평화로운 분위기가 프랑스 루르드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브레시아 도시에서 약 25km 떨어진 이 성지는 이탈리아 북부의 아름다운 시골 풍경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지의 중심에는 로사 미스티카 성모 성당이 있습니다. 현대적인 건축 양식의 이 성당은 폰타넬레의 평화로운 들판 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순례자들이 미사와 기도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성당 안에는 세 송이 장미를 가슴에 품은 로사 미스티카 성모상이 모셔져 있으며이 성모상 앞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묵상과 기도를 드립니다.

성당 외부로 나가면 성지의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인 치유의 샘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샘물은 1966년 성모 발현 당시 성모님이 축복하신 곳으로, 많은 순례자들이 이 물을 마시거나 몸을 적시며 치유를 구합니다. 샘물 주변에는 작은 연못이 있으며,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평화롭게 기도하고 묵상할 수 있습니다. 성지 내에는 또한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어, 순례자들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산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지를 둘러싼 자연환경이 매우 아름다워 기도하며 걷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푸른 초원과 나무들 사이로 난 오솔길은 명상적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몬티키아리에는 발현이 처음 시작된 성 마리아 대성당도 있습니다. 이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성당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1947년 피에리나가 처음으로 성모님을 목격한 장소입니다. 대성당 안에는 로사 미스티카 발현과 관련된 역사적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발현의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지를 방문하는 순례자들은 다양한 영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매일 정기적으로 미사가 봉헌되며, 특히 매월 13일 마리아의 날에는 특별 미사와 행사가 진행됩니다. 또한 매년 12월 8일 정오의 은총의 시간'에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여 특별한 은총을 구합니다. 로사 미스티카 성지의 특별한 점은 다른 유명 성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기도와 묵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공식 인정을 받기 전에는 주로 이탈리아 현지 신자들과 로사 미스티카에 특별한 신심을 가진 이들만 찾는 곳이었기 때문에, 소박하고 진정성 있는 신앙의 분위기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로사 미스티카에서 프랑스 라 살레트까지 진정한 순례의 길

로사 미스티카 성지를 방문한 후 진정한 순례자라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을 넘어 또 다른 아름다운 발현지인 라 살레트를 방문하는 여정을 계획해 볼 수 있습니다. 두 성지는 비슷한 시기에 발현이 일어났고 모두 산악 지역에 위치하며 치유의 샘물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 살레트는 프랑스 알프스 산맥의 해발 1,800미터에 위치한 성모 발현지로 1846년 9월 19일 두 명의 어린 목동, 멜라니 칼바와 막시맹 지로에게 성모님이 나타나신 곳입니다. 이 발현은 1851년 교회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으며 오늘날 중요한 국제 순례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로사 미스티카에서 라 살레트로 가는 순례 여정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깊은 영적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몬티키아리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 북부의 아름다운 도시들 밀라노, 토리노를 거쳐 프랑스 국경을 넘고, 그레노블을 지나 알프스 산맥의 깊은 곳에 위치한 라 살레트에 도착하는 여정은 약 500km 차량으로는 약 7-8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두 성지를 연결하는 순례 여정에는 깊은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로사 미스티카에서 성모님은 "기도, 희생, 보속"을 강조하셨고, 라 살레트에서는 "회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두 메시지는 서로 보완적이며, 함께 묵상하면 더 깊은 영적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 살레트 성지에 도착하면 순례자들은 웅장한 바실리카와 성모 발현이 일어난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프스 산맥의 숨막히는 전망은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라 살레트에서도 치유의 샘물이 있어, 순례자들은 이 물을 통해 영적, 육체적 치유를 구합니다.

웅장한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인 라 살레트 성지

라 살레트 성지는 4월 말부터 10월 말까지만 일반에 개방되는데, 이는 겨울철에는 많은 눈으로 접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로사 미스티카와 라 살레트를 연결하는 순례 여정은 봄부터 가을까지의 기간에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성지 사이의 여정에서 순례자들은 토리노의 성 요한 성당(Duomo di Torino)에 보관된 예수님의 '성 수의'(Holy Shroud)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단, 성 수의는 특별한 시기에만 공개됩니다). 또한 밀라노의 두오모, 토리노의 수페르가 바실리카 등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중요한 종교 유적지들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순례 여정은 단순히 성지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성모님의 다양한 발현과 메시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개인적인 신앙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를 체험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내적 평화와 갱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로사 미스티카와 라 살레트를 연결하는 순례 여정은 진정한 신앙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조용히 기도하고 묵상할 수 있는 이 두 성지는, 바쁜 현대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영적 여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완벽한 장소입니다. 특히 로사 미스티카는 최근 교회의 공식 인정을 받아 더욱 의미 있는 순례지가 되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