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보물 만토바
이탈리아 북부지역에 만토바 여행기입니다. 오래전에 다녀오고 24년 6월, 11월에 또 다녀왔습니다. 호수에 안겨 잠든 르네상스의 보물이라는 별칭이 있는 만토바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 자리 잡은 만토바는 마치 동화 속 성처럼 세 개의 인공호수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미네치오 강물로 만들어진 수페리오레, 메자노, 인페리오레 호수는 도시를 감싸 안으며 중세부터 이어져 온 만토바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찬란했던 역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만토바는 기원전 2000년경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시작되어 로마 시대에는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고향으로 알려졌으며, 중세 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곤자가 가문의 통치 아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곤자가 가문은 예술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후원했으며 이 시기에 만토바는 유럽에서 가장 세련되고 풍요로운 궁정 중 하나로 성장했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안드레아 만테냐, 줄리오 로마노와 같은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했다고 합니다.
만토바는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들에 비해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라 다니기에 참 좋았답니다. 화려한 역사와 예술, 풍부한 미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이 도시는 진정한 이탈리아를 경험하고자 하는 소도시 여행을 좋아하는 저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토바의 역사지구는 르네상스 시대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현대까지도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수에 둘러싸인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이탈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만토바는 음악과 문화의 도시랍니다.초기 오페라 발전의 중심지였으며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가 1607년 두칼레 궁전에서 초연되었으며 이는 현존하는 최초의 오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도 테아트로 비비에나에서는 정기적인 클래식 공연이 열리며 모차르트가 13세에 연주했던 역사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만토바의 주요 보물을 찾아서
1. 팔라초 두칼레
곤자가 가문의 거대한 궁전 단지는 도시 면적의 1/6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공간인 카메라 델리 스포지 는 안드레아 만테냐의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천장의 오쿨루스 는 착시효과를 통해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이 있으며 궁전 내부에는 500개가 넘는 방이 있으며 각각의 방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자벨라 데스테의 스투디올로는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여성 예술 후원자였던 그녀의 취향과 지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2. 팔라초 테
예술적 혁신 프레데리코 2세 곤자가의 별장으로 지어진 이 궁전은 줄리오 로마노의 대표작입니다. 특히 살라 데이 기간티의 프레스코화는 방문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거인들의 몰락을 묘사한 그림은 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몰입시킵니다.
3. 산타 안드레아 성당
르네상스 건축의 걸작입니다.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가 설계한 이 성당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교회 건물 중 하나였습니다. 알베르티는 고대 로마의 개선문과 에트루리아 건축양식을 결합하여 독특한 파사드를 만들어냈습니다.성당의 가장 중요한 유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담긴 성혈병입니다. 이 유물로 인해 수세기 동안 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했으며 현재도 특별한 행사 때 공개된다고 합니다.
4. 로톤다 디 산 로렌초
만토바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로톤다 디 산 로렌초는 11세기에 건립되었습니다. 마틸다 디 카노사의 명으로 지어진 이 원형 교회는 예루살렘의 성묘교회를 모델로 했다고 전해집니다. 완벽한 원형 평면도로 지어졌으며 이층 구조의 내부 공간과 중앙 집중식 설계 그리고 여성 신도를 위한 상층부 마티네움이 특징이며 프레스코화와 비잔틴,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5. 리골레토 하우스
베르디의 유명한 오페라 리골레토의 주인공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13세기에 지어진 이 중세 건물은 실제로는 베르디의 오페라가 작곡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지만 만토바 시의회가 1911년에 이 건물을 리골레토의 집으로 지정하면서 현재의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1층은 만토바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만토바 미식여행
만토바의 요리는 북이탈리아의 풍부함과 독특한 지역성이 조화를 이룹니다. 호박 토르텔리는 달콤하고 짭짤한 맛의 조화가 특징이며, 이는 중세 시대 유대인 공동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주요 요리로는 호박, 아마레티 비스킷, 모스타르다가 들어간 파스타인 호박 토르텔리와 맑은 육수의 작은 만두 수프요리인 아그놀리니 인 브로도, 소시지와 살비아를 넣은 리조토요리인 알라 플로타, 옥수수가루로 만든 전통 과자인 스트리 졸로 나가 있습니다.
추천 레스토랑으로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리스토란테 아퀼라 네라 현지인에게 인기가 많은 가정식 분위기의 오스트리아 데이 빈아이가 있습니다.
TIP.
만토바의 주요 관광지들은 가능하면 오전에 방문하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4시까지는 시에스타라는 낮잠 자는 시간이 있어 식당이나 입장지 들은 대부분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가는 경우는 중앙시장 방문도 꼭 해보세요. 하루 충분히 머문다면 호수에서의 일몰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