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북부에 자리 잡은 로베르토는 토스카나의 보석 같은 마을입니다. 언덕 위에 고고하게 자리 잡은 이 중세도시는 키안티 와인의 중심지이자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건축이 완벽하게 보존된 곳입니다. 돌계단과 좁은 골목길을 따라 펼쳐지는 중세의 정취,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전형적인 토스카나의 전원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천년의 르네상스의 도시 로베르토
해발 340미터 높이의 언덕에 위치한 로베르토는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도시의 이름은 게르만 이름 Rotper에서 유래했으며, 8세기경 롬바르드족이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피렌체와 시에나의 끊임없는 영토 분쟁의 중심지였으며 결국 1260년 몬타페르티 전투 이후 시에나의 통치하에 들어갔습니다. 15세기에 들어서면서 로베르토는 르네상스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했으며 그들의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도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시를 둘러싼 14세기의 성벽과 요새는 당시의 군사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현재는 토스카나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 구조를 자랑합니다.
이 지역은 또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주요 생산지 중 하나로 수세기에 걸쳐 발전해 온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기술은 이탈리아 와인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베르토의 포도밭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키안티 지역의 문화경관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도시 곳곳에 남아있는 중세 시대의 건축물들과 좁은 골목길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특히 석양이 물들 때면 붉은 벽돌 건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로베르토만의 독특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매년 수많은 예술가들과 여행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로베르토의 7가지 찬란한 유산
1. 카스텔로 디 로베르토
12세기에 건립된 이 성채는 도시의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때 시에나 공화국의 중요한 방어 요새였던 이곳은 현재 와이너리와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 내부에는 중세 시대의 무기와 방어 시설이 전시되어 있으며 테라스에서는 키안티 지역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와인 테이스팅룸에서는 지역 대표 와인을 시음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6유로이며 개방시간은 3월-10월 10:00-18:00, 11월-2월 10:00-16:00입니다. 와인 시음은 별도 예약이 필요합니다.
2.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15세기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로베르토의 종교적 중심지입니다. 내부에는 시에나 화파의 걸작들과 함께 로베르토 출신 화가 조반니 다 로베르토의 프레스코화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단화 성모승천은 르네상스 미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일 8:30-12:00, 15:30-18:00에 개방합니다. 종교행사 시에는 관람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3. 팔라쪼 프레토리오
14세기에 건립된 행정 관저로 현재는 로베르토 시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역대 시장들의 문장이 새겨진 도자기 패널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에는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로베르토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8유로이며 개방시간은 화-일 10:00-17:00이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4. 피에베 디 산타 마리아 노벨라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로베르토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건축물입니다.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외관과 내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석조 제단과 고대 세례반은 중세 시대 예술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일 9:00-17:00 개방합니다. 결혼식 등 종교행사가 있을 경우 관람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5. 에노테카 델 키안티 클라시코
16세기 수도원을 개조한 와인 박물관으로 키안티 클라시코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하 셀러에는 수백 종의 지역 와인이 보관되어 있으며 전문 소믈리에의 안내로 와인 시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와인 제조 과정과 키안티 지역의 포도 품종에 대한 전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0유로(기본 와인 시음 2종 포함)이며 운영시간은 11:00-19:00이고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6. 바스티오네 디 트라몬타나
14세기에 건설된 북쪽 방어요새로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 군사 건축물입니다. 성벽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토스카나의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일몰 시간대의 전망이 아름답습니다. 요새 내부에는 중세 시대 방어 시스템에 대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이며 개방시간은 4월-10월 10:00-19:00, 11월-3월 10:00-17:00입니다.
7. 포르테 디 볼파이아
15세기에 건설된 중세 분수로, 로베르토의 가장 아름다운 공공시설 중 하나입니다. 분수 주변의 작은 광장은 현지인들의 휴식 공간이자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분수의 조각과 장식은 르네상스 시대 예술의 섬세함을 보여줍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24시간 개방되어 있습니다. 매년 7월에는 이곳에서 중세 축제가 열립니다.
키안티의 심장 와인과 올리브가 빚어내는 천년의 미식 문화
로베르토는 키안티 클라시코 DOCG의 중심지로서, 이탈리아 와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특히 이 지역의 와인 생산은 13세기부터 시작되어 1716년 코시모 3세 디 메디치가 세계 최초로 와인 생산지 법적 보호를 선언한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키안티 클라시코의 상징인 검은 수탉은 단순한 로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13세기 피렌체와 시에나가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검은 수탉과 흰 수탉을 준비하고 수탉이 울면 기사들이 출발하여 만나는 지점을 경계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피렌체의 검은 수탉은 며칠 동안 굶겨져 있어 아직 어두울 때 울었고 덕분에 피렌체 기사가 더 멀리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로베르토에서는 80여 개의 와이너리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요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특별한 미기후와 토양이 만나 독특한 특성의 와인이 탄생합니다. 9월의 포도 수확기에는 전통적인 수확 축제가 열리며 이는 지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와인과 함께 올리브 오일 생산도 이 지역의 자부심입니다. 수백 년 된 올리브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토스카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DOP(원산지 보호 명칭) 인증을 받아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