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로마냐의 중심 볼로냐는 유럽 가장오래된 최고의 대학이 있는 학문의 도시이자 이탈리아 최고의 미식 도시입니다. 붉은 벽돌 건물들과 40km에 달하는 포르티코 아케이드 가 만드는 독특한 풍경, 그리고 젊은 대학생들의 활기와 전통이 공존하는 이 매력적인 도시에서 특별한 여행이 시작됩니다.
학문과 미식의 도시 볼로냐의 찬란한 이야기
1088년 설립된 볼로냐 대학은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중세부터 유럽 지성의 중심이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단테, 페트라르카, 코페르니쿠스 등 수많은 석학들이 이곳에서 수학했으며 현재도 8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도시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볼로냐의 상징인 포르티코는 총 길이 40km에 달하는 아케이드 회랑으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12세기부터 시작된 이 독특한 건축 전통은 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용적 공간이자 도시의 사회적 교류 공간으로 기능해왔습니다. 특히 산 루카 성당으로 이어지는 3.8km의 포르티코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세 시대 볼로냐는 '라 도타'(La Dotta, 학식 있는), '라 그라사'(La Grassa, 풍요로운), '라 로사'(La Rossa, 붉은)라는 세 가지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학문의 중심지이자, 풍요로운 음식 문화를 가진 도시, 그리고 붉은 벽돌 건물들이 특징인 도시라는 의미입니다. 이 세 가지 정체성은 현재까지도 볼로냐의 본질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볼로냐의 미식 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타글리아텔레 알 라구, 토르텔리니 인 브로도, 모르타델라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들이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특히 볼로냐의 전통 식품 시장인 콰드릴라테로는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이탈리아 최고의 식재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도시의 중심부에는 두 개의 상징적인 탑이 있습니다. 아시넬리탑과 가리센다탑은 12세기 볼로냐의 부유한 가문들이 경쟁적으로 건설한 탑들 중 현존하는 것으로, 한때 100개가 넘는 탑들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특히 97미터 높이의 아시넬리탑은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합니다.
중세 시대의 도시 구조가 잘 보존된 볼로냐의 역사지구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마조레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거리들과 중세 시장과 상인들의 저택, 그리고 수많은 교회들은 도시의 찬란했던 과거를 증명합니다.
또한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대학 문화의 영향으로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며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과 시민운동의 전통이 있습니다.
포르티코 아래 숨겨진 명소들
1. 마조레 광장
볼로냐의 심장부인 이 광장은 중세 시대부터 도시의 정치, 종교, 사회적 중심지였습니다. 산 페트로니오 성당과 팔라조 데이 노타이, 팔라조 콤무날레 등 중세 건축의 걸작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입장료는무료이며 넵투노 분수와 함께 도시의 상징적인 만남의 장소입니다. 여름밤에는 야외 영화 상영이 진행되며, 카페에서 아페리티보를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2. 아시넬리와 가리센다 탑
12세기에 건설된 볼로냐의 상징적인 두 탑입니다. 97m 높이의 아시넬리 탑은 498개의 계단을 올라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이며 운영시간은 9:00-18:00입니다. 단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폐쇄될 수 있으며 예약이 필요합니다. 가리센다 탑의 기울어진 모습은 단테의 신곡에도 언급되었습니다.
3. 산토 스테파노 성당 단지
'일곱 교회'로 알려진 이 종교 건축군은 4-13세기에 걸쳐 건설되었습니다. 현재는 4개의 교회가 남아있으며 각각 다른 시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줍니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기부 입장을 추천합니다. 운영시간은 9:00-19:00입니다. 특히 중세 수도원의 회랑이 아름답고 일요일 아침에는 광장에서 골동품 시장이 열립니다.
4. 아르키진나시오
16세기에 건립된 볼로냐 대학의 옛 본관으로 현재는 도서관으로 사용됩니다. 내부의 해부학 극장과 천장의 문장들이 특히 유명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3유로이며, 운영시간은 10:00-18:00입니다. 가이드 투어를 통해 보다 자세한 역사적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건물 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5. 산 루카 성당
도시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위치한 성당으로, 3.8km의 포르티코를 통해 연결됩니다. 666개의 아치로 이어지는 이 포르티코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입니다. 성당 입장은 무료이며, 전망대는 성인 5유로입니다. 리틀 트레인을 이용하거나포르티코를 따라 도보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6. 콰드릴라테로
중세부터 이어져 온 볼로냐의 전통 식품 시장 구역입니다. 좁은 골목마다 치즈, 생선, 육류, 파스타 전문점들이 즐비합니다. 특히 오전 시장이 활기차며 저녁에는 식당과 바들이 문을 엽니다. 시장 투어와 시식이 가능하며(약 30유로), 볼로냐의 미식 문화를 경험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특히 모르타델라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구입하기 좋습니다.
볼로냐의 학문, 지식, 혁신 도시의 세 가지 영혼
볼로냐의 정체성은 '라 도타'(학식 있는), '라 그라사'(풍요로운), '라 로사'(붉은)라는 세 가지 별명에 완벽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세 가지 특성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닌,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온 핵심 가치입니다.
'라 도타'로서의 볼로냐는 유럽 지성사의 중심축이었습니다. 1088년 설립된 볼로냐 대학은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서 법학과 의학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해부학 극장에서 진행된 최초의 공개 해부 강의와 코페르니쿠스가 연구했던 천문학, 갈릴레오가 가르쳤던 수학과 물리학은 근대 과학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현재도 8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처럼 기능하고 있습니다.
'라 그라사'는 볼로냐의 풍요로운 미식 문화를 대변합니다.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의 수도로서 볼로냐는 이탈리아 최고의 식문화를 자랑합니다. 타글리아텔레 알 라구, 토르텔리니 인 브로도, 모르타델라,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특히 파스타를 만드는 기술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러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콰드릴라테로 시장은 이러한 미식 문화의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라 로사'는 도시의 시각적 특징과 정치적 성향을 동시에 상징합니다. 테라코타 벽돌로 지어진 붉은 건물들은 도시 경관의 독특한 특징이며, 40km에 달하는 포르티코와 함께 볼로냐만의 건축적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동시에 '붉은 도시'라는 별명은 볼로냐의 진보적 정치 성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에 대한 저항운동의 중심지였으며 현재도 이탈리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도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특성은 현대 볼로냐의 발전 방향을 이끄는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학문과 첨단 기술의 융합, 전통 음식의 현대적 재해석 그리고 역사적 건축물의 창조적 활용 등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볼로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젊은 학생들의 활기, 미식가들의 열정, 그리고 시민들의 진취적 기상이 어우러져 도시는 끊임없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볼로냐의 이러한 다면적 정체성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중세의 포르티코 아래를 걸으며 현대 예술을 만나고, 전통 시장에서 혁신적인 음식을 맛보며, 고대 대학의 강당에서 첨단 강의를 듣는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볼로냐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살아있는 문화도시로 존재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