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살라망카 이야기, 황금빛 보물들, 마요르의 밤이야기

by treblue 2025. 2. 7.

황금빛 석조 건물이 일렁이는 도시 살라망카에서는 시간이 마치 중세로 되돌아간 듯합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도시의 골목마다 젊은 학생들의 활기가 넘치고 플라테레스크 양식의 화려한 건축물들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황홀합니다. 해 질 녘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풍경 속에서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지식과 예술의 향기를 느껴보세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아름다운 대학도시는 스페인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르네상스 분위기를 간직한 곳입니다.

지성과 예술이 숨쉬는 황금빛 도시 살라망카의 이야기

스페인 카스티야 이 레온 주에 위치한 살라망카는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약 212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토르메스 강이 도시를 감싸 안듯 흐르는 이곳은 1218년 설립된 살라망카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한 유서 깊은 대학도시입니다. 옥스퍼드, 파리, 볼로냐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를 보유한 이 도시는 수세기 동안 스페인 지성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도시 전체가 황금빛 사암으로 지어져 있어 황금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살라망카는 특히 해 질 녘이면 건물들이 마치 금빛으로 물드는 듯한 황홀한 광경을 선사합니다. 이 특별한 건축 자재는 비야마요르 근처에서 채굴된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은 황금빛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16세기 살라망카는 스페인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이 시기에 지어진 수많은 건축물들은 섬세한 장식이 특징인 플라테레스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대학의 파사다는 이 양식의 걸작으로 꼽힙니다. 당시 살라망카 대학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계획을 심사했을 만큼 영향력 있는 기관이었습니다. 살라망카는 인구 약 14만 명의 도시로 그 중 상당수가 대학생들입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로 국제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며 이는 도시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인 마요르 광장 주변으로는 수많은 카페와 바, 레스토랑이 있어 늦은 밤까지 생기가 넘칩니다. 관광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봄과 가을로 적당한 기온과 함께 대학 축제나 문화 행사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살라망카 사진

시간이 멈춘 듯한 살라망카의 황금빛 보물들

1. 살라망카 대학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유럽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대학인 이곳은 도시의 심장부입니다. 1218년 설립된 이래 수많은 학자와 문인을 배출했으며 특히 대학 본관의 화려한 플라테레스크 양식 파사다는 필수 관람 포인트입니다. 파사다에 숨겨진 행운의 개구리를 찾는 것은 오랜 전통이 되었는데 이를 찾으면 학업에 성공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에스쿠엘라스 마요레스 구 강의동의 웅장한 계단과 고풍스러운 도서관 그리고 프라이 루이스 데 레온 강당은 중세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0유로이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9:30-18:00, 일요일 10:00-15:00에 운영됩니다. 학기 중에는 현재도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이므로 관람 시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2. 플라자 마요르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꼽히는 플라자 마요르는 바로크 양식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줍니다. 1729년부터 1755년까지 건설된 이 광장은 완벽한 정사각형 모양으로 88개의 아치와 화려한 메달리온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진 광장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광장 주변으로는 수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특별한 입장료는 없으며 24시간 개방됩니다. 해 질 녘과 밤 시간대의 풍경이 특히 아름다워 두 번 이상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구 대성당과 신 대성당

12세기의 구 대성당과 16세기의 신 대성당이 나란히 붙어있는 독특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구 대성당의 로마네스크 양식과 신 대성당의 고딕-르네상스 양식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특히 구 대성당의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는 필수 관람 포인트입니다. 신 대성당의 첨탑에 올라가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건축가들이 장난스럽게 숨겨놓은 우주인 조각상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6유로(오디오 가이드 포함)이며 월요일-토요일 10:00-17:30, 일요일 10:00-14:00에 운영됩니다.

4. 카사 데 라스 콘차스

조개껍질로 장식된 독특한 외관으로 유명한 이 건물은 15세기 말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저택입니다. 외벽에 새겨진 300개 이상의 조개껍질은 산티아고 기사단의 상징으로 건물 주인의 신분을 나타냅니다. 현재는 공공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아름다운 중정과 고딕 양식의 창문들이 인상적입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월요일-금요일 9:00-21:00, 토요일 9:00-14:00에 운영됩니다. 도서관이므로 내부 관람 시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5. 성 에스테반 수도원

16세기에 건설된 도미니코회 수도원으로 화려한 플라테레스크 양식의 파사다가 특징입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 계획을 설명했던 역사적인 장소이며 수도원 내부의 웅장한 계단과 클로이스터, 그리고 바로크 양식의 제단화는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4유로이며 화요일-일요일 10:00-18:00에 운영됩니다. 현재도 수도원으로 사용되고 있어 경건한 관람 태도가 필요합니다.

살라망카의 영혼 플라자 마요르의 밤이 이야기

스페인의 모든 광장들이 그러하듯 플라자 마요르는 단순한 광장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살라망카의 플라자 마요르는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꼽히며 도시의 심장이자 영혼으로 여겨집니다. 1729년부터 26년에 걸쳐 완성된 이 바로크 양식의 걸작은 완벽한 정사각형 모양으로 도시의 황금기를 상징합니다. 낮과 밤이 선사하는 광장의 매력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낮에는 따스한 햇살 아래 황금빛으로 빛나는 건물들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카페들의 테라스가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관광객들은 88개의 아치와 메달리온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진정한 마법은 해가 저물면서 시작됩니다. 황혼이 드리우면 광장은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어둠이 내리면 조명이 켜지면서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밤이 되면 광장은 살라망카 시민들의 진정한 거실이 됩니다. 가족들과 연인들이 모여 타파스를 즐기고, 때로는 즉흥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광장 주변의 카페들은 저마다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특히 카페 노벨티는 1905년부터 영업을 이어온 살라망카의 대표적인 카페로 미겔 데 우나무노와 같은 유명 작가들이 즐겨 찾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광장을 바라보는 것은 살라망카에서 꼭 해봐야 할 경험 중 하나입니다.

플라자 마요르의 또 다른 특별함은 건물 외벽의 메달리온에 있습니다. 스페인의 위대한 왕과 영웅, 작가와 예술가들의 부조상이 새겨져 있어 마치 스페인 역사의 교과서를 보는 듯합니다. 특히 프랑코 시대에 일부 메달리온이 교체된 것은 광장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임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플라자 마요르는 살라망카의 모든 축제와 행사의 중심지이자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매년 9월 열리는 살라망카 축제나 새해 전야제의 메인 무대가 되며 대학 졸업식에는 학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찹니다. 이처럼 플라자 마요르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살라망카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황금빛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