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자연환경, 액티비티 위주의 여행을 많아들 가지만 스위스도 소도시 구경이 제법 쏠쏠한 나라입니다. 특히 스위스 트래블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의 도시 이동 교통편과 입장료들이 모두 무료이므로 여유 있게 스위스 소도시들을 둘러보길 추천합니다. 1편에서는 수도인 베른 서쪽에 있는 근교 도시인 빌/비엔느, 슈 샤텔, 무어텐 모라를 소개합니다.
독특한 매력의 도시 빌/비엔느
스위스에서 가장 큰 이중 언어 도시인 빌/비엔느는 거리마다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쥐라 산맥의 부드러운 능선이 비엘 호수의 푸른 물결과 만나는 경계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스위스의 정밀 시계 산업의 심장부로 불립니다. 도시의 역사는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세기 산업화와 함께였습니다. 특히 1842년 첫 시계 공방이 문을 연 이후 빌/비엔느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오늘날 스위스 시계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오메가, 로렉스, 스와치 등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들이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수많은 시계 장인들이 여전히 이 도시에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적 다양성입니다. 프랑스어권과 독일어권의 경계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냈습니다. 거리의 간판은 모두 두 언어로 표기되어 있으며 주민들은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언어를 바꿔가며 대화합니다. 비엘 호수와 쥐라 산맥이 선사하는 자연환경은 도시에 특별한 매력을 더합니다.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전망을 선사합니다. 포도밭이 늘어선 언덕과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는 산업도시의 현대적인 면모와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관광명소로는 중세 시대의 건축물과 분수들이 잘 보존된 구시가지와 시계 제작의 역사와 기술을 보여주는 시계 박물관, 아름다운 산책로와 요트 투어가 가능한 비엘 호수 그리고 현대미술 전시관인 티슈 예술센터가 있습니다.
맛집으로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으로 현대적 스위스 요리를 하는 Restaurant Palace,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즐기는 브런치 카페Café Bar Cecil, 전통 스위스 요리 전문점인 Restaurants du Bourg가 있습니다.
동화 속의 도시 뉴샤텔
뉴샤텔 호수의 푸른 물결을 내려다보며 자리 잡은 뉴샤텔은 황금빛 사암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프랑스어권 스위스의 문화적 중심지인 이곳은 교육과 예술 그리고 와인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곳입니다. 도시의 역사는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언덕 위에 우뚝 선 성은 한때 뉴샤텔 공국의 중심이었으며, 프러시아 왕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도 독특한 자치권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도시에 특별한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했으며 오늘날까지도 건축과 예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영향이 남아있습니다.
뉴샤텔은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프랑스어 사용 대학이 있는 교육도시이기도 하며 1838년에 설립된 뉴샤텔 대학은 도시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으며, 국제적인 학문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는 학문적 전통과 젊은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특별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와인 생산지로서의 면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수를 따라 늘어선 포도밭들은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와인 문화를 보여주며, 특히 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은 스위스 전역에서 명성이 높습니다. 봄철 포도나무에 새순이 돋고, 가을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계절마다 변화하는 포도밭의 풍경은 도시에 특별한 매력을 더합니다. 뉴샤텔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시계 제작 기술의 발상지라는 점입니다. 18세기부터 발달한 정밀 기계 공학은 이후 스위스 시계 산업의 기초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이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시계 제작의 전통은 도시의 장인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뉴샤텔은 교육과 문화, 와인, 그리고 시계 제작의 전통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호수와 알프스의 전망, 중세부터 이어져 온 건축물들, 그리고 현대적인 문화생활이 한데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관광명소로는 12세기에 지어진 성채인 뉴샤텔 성과 고딕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 콜레지알 교회, 예술역사박물관 그리고 포도밭과 와이너리 투어 등이 있습니다.
맛집으로는 호수 전망과 함께하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인 Le Boccalino와 전통 스위스-프랑스 퓨전 요리 전문점 Restaurant des Halles 그리고 수제 초콜릿이 유명합니다.
아름다운 중세도시 무어텐
스위스의 프리부르크 주와 베른 주의 경계에 위치한 무어텐은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언어 도시입니다. 무어텐 호수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이 아름다운 중세 도시는 완벽하게 보존된 성벽으로도 유명합니다. 1476년 부르고뉴 전쟁에서 스위스 연방군이 샤를 르 테메레르 부르고뉴 공작의 군대를 상대로 거둔 승리로 유명합니다. 이 역사적인 승리는 매년 6월 축제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중세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이 도시는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무어텐은 하루나 이틀 정도 머물기에 적당한 도시입니다. 느긋하게 중세 거리를 산책하고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한 곳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베른이나 프리부르크를 여행하실 때 당일치기로 방문하기에도 좋습니다. 베른에서는 기차로 30분이 소요됩니다. 작은 도시이지만 잘 보존된 중세 건축물들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독특한 이중 언어 문화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스위스의 진정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 명소로는 13세기에 지어진 성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2km의 산책로로 도시와 호수의 파노라마 전망이 매우 아름다운 중세 성벽과 아케이드로 둘러싸인 중세 거리로 다채로운 색상의 건물들과 분수 그리고 아기자기한 부티크와 카페들이 즐비한 메인 거리와 13세기에 지어진 성채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며 도시와 호수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무어텐 성과 호수 등이 볼 만합니다. 맛집으로는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신선한 생선 요리와 이지역의 와인을 맛볼 수 있는 Restaurant Schiff am See와 아늑한 분위기에서 제철 재료를 사용한 스위스 전통요리 전문점 Restaurant Enge 그리고 수제 페이스트리 스위스 전통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아침 식사의 명소인 Café de la Grand-Rue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