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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서터의 2000년 이야기, 황금 루트를 따라서, 지하세계

by treblue 2025. 2. 12.

데본 카운티의 중심도시인 엑서터는 로마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 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중세 고딕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엑서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로마시대 성벽과 중세의 지하통로가 현대적인 쇼핑거리와 어우러져 독특한 도시 경관을 만들어는 엑서터에서 2000년의 시간여행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도시 엑서터의 2000년 이야기

엑서터는 기원전부터 켈트족의 거주지였으며 로마시대에는 이소카라는 이름의 요새도시로 번영했습니다. 로마군이 철수한 후에도 도시의 중요성은 계속되어 앵글로색슨 시대에는 웨식스 왕국의 주요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10세기에 지어진 엑서터 대성당은 도시의 영적, 문화적 중심지로서 그 역할을 천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중세시대 엑서터는 모직물 무역으로 큰 번영을 누렸습니다. 특히 엑서터 레드라 불리는 붉은색 직물은 유럽 전역에서 최고급 상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건설된 지하통로 시스템은 당시 상인들이 항구에서 도시 중심부로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되었으며, 현재도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들어서면서 엑서터는 철도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번영기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폭격으로 도시 중심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역사적 건물들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조화롭게 도입하여, 오늘날의 독특한 도시 경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늘날 엑서터는 엑서터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도시이자 데본 카운티의 행정, 문화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친환경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자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엑서터 사진

엑서터의 황금 루트를 따라서

1. 엑서터 대성당

1133년에 건립이 시작된 영국 고딕 건축의 걸작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50파운드이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일요일은 오후 12시부터 4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연속된 고딕 볼트 천장과 노르만 양식의 쌍둥이 탑이 특징이며 매일 오후 3시에는 전문 가이드의 건축 투어가 진행됩니다. 성당 내부의 천문시계는 1484년부터 지금까지 작동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중 하나입니다.

2. 로열 알버트 기념 박물관

1868년에 개관한 데본 카운티의 대표 박물관입니다. 무료입장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로마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지역 역사 유물과 세계 각지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박물관 정원에서는 계절별 식물 전시가 열립니다.

3. 엑서터 성벽

로마시대부터 시작되어 중세시대까지 계속 보강된 도시 성벽입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성벽 산책로를 따라 도시 전체를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총 길이 3.2km의 성벽 위에서는 도시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봄철에는 성벽을 따라 피는 야생화가 장관을 이룹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역사학자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가 제공됩니다.

4. 노스코트 극장

1837년에 건립된 빅토리아 시대의 극장입니다. 입장료는 공연에 따라 다르며, 건물 자체는 무료로 견학할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로비와 갤러리가 개방되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극장의 역사와 건축에 대한 특별 투어가 진행됩니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의 원형 무대 장치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5. 퀘이사이드

엑서터의 역사적인 항구 지역으로 현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수공예품 상점들이 있습니다. 주말에는 아트마켓이 열리며 여름철에는 야외 음악회와 축제가 개최됩니다. 특히 일몰 시간대의 전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6. 언더그라운드 패시지

14세기에 건설된 중세 지하통로 시스템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8파운드이며,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로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투어는 하루 4회(오전 11시, 오후 12시 30분, 2시, 3시 30분) 진행되며, 예약이 필수입니다. 중세 상인들이 사용했던 통로를 따라 걸으며, 당시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특별한 촛불 투어도 진행됩니다.

중세 상인들의 숨겨진 길을 따라서 엑서터의 지하세계

엑서터의 가장 독특한 문화유산인 지하통로 시스템은 14세기에 건설되어 18세기까지 사용된 중세 도시 인프라의 걸작입니다. 이 통로들은 당시 엑서터 항구에서 도시 중심부로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고 상인들이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총 길이가 약 400미터에 달하는 이 지하통로는 영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 수로 시스템입니다. 좁은 통로를 따라 이어지는 정교한 볼트 아치와 석조 구조물은 당시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Little Stile이라 불리는 구간은 천장이 웅장한 고딕 아치 형태를 띠고 있어 마치 지하 성당을 연상케 합니다.

현재 이 지하통로는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당시 상인들이 사용했던 통로를 따라 걸으며, 촛불만으로 길을 밝히던 중세 상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지하통로의 밤 행사가 열려 중세 복장을 한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지하통로 시스템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중세 도시계획과 공학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증거입니다. 최근에는 이 지하통로를 현대적 기술로 3D 스캔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세대들에게 중세 도시의 지혜를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