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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천국 몬테풀치아노, 천년의 시간 명소들, 브라비오 델 보티

by treblue 2025. 2. 16.

토스카나의 보석 같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몬테풀치아노는 토스카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해발 605미터에 위치한 이 중세 도시는 키안티, 발 도르차, 발 디 키아나 계곡이 만나는 전략적 위치에 있습니다. 특히 와인의 왕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의 고향으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들과 좁은 골목길,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의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와인천국 몬테풀치아노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시작된 몬테풀치아노의 역사는 와인 제조의 역사와 함께 합니다. 8세기경 설립된 이 도시는 중세 시대에 시에나와 피렌체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번영을 누렸습니다. 특히 16세기 메디치 가문의 통치 하에서 도시는 문화적, 건축적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역사는 7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고귀한 와인은 1980년 DOCG(최고품질보증) 인증을 받았으며 산지오베제 품종을 주로 사용하여 최소 2년의 숙성 과정을 거칩니다. 현재 도시 주변에는 약 250개의 와이너리가 있으며, 연간 800만 병 이상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도시의 건축물들은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아차 그란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들은 16세기 토스카나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야외 박물관과 같은 모습을 자랑합니다.

이 지역의 와인 생산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각 와이너리는 수세기에 걸쳐 전수된 독특한 제조 비법을 가지고 있으며 포도밭의 위치와 토양, 미세한 기후 차이까지 고려하여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지하 깊숙이 자리 잡은 전통 와인 저장고들은 완벽한 숙성 조건을 제공하며 이는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뛰어난 품질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몬테풀치아노는 와인 관광의 중심지로서 매년 8월 열리는 브라비오 델레 보티 축제는 도시의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각 지구의 대표들이 와인통을 굴리며 경주를 하는 이 전통 축제는 도시의 와인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몬테풀치아노 사진

와인과 예술의 보물천년의 시간 명소들

1. 피아차 그란데

도시의 중심광장으로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르네상스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13세기 팔라조 코뮤날레와 두오모가 광장의 양쪽을 지키고 있으며 아름다운 우물은 1520년에 제작되었습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일요일에 열리는 브라비오 델레 보티 축제의 결승점이기도 합니다. 광장의 카페에서는 현지 와인과 함께 토스카나 전통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2. 산 비아지오 성당

1518년에 착공된 이 성당은 안토니오 다 산갈로가 설계한 르네상스 건축의 걸작입니다. 도시 외곽의 언덕에 위치하여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그리스 십자형 평면과 웅장한 돔이 특징입니다. 성당 앞에서는 발 도르차와 발 디 키아나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3유로이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일몰까지 개방됩니다.

3. 콘투치 와인 저장고 13세기에 지어진 지하 와인 저장고는 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중 하나입니다. 팔라조 타루기의 지하에 위치한 이 거대한 저장고는 깊이가 37미터에 달하며, 과거 메디치 가문의 와인을 보관하던 곳입니다. 현재는 와인 시음과 투어(15유로)가 가능하며,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의 숙성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4. 두오모

14-15세기에 건립된 대성당은 고딕-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외관이 특징입니다. 내부에는 타데오 디 바르톨로의 트립틱과 15세기 목각 제단이 있습니다. 종탑에 올라가면(입장료 5유로) 토스카나 시골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일요일 미사 시간에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5. 포르테차

14세기에 건설된 요새는 현재 와인 박물관과 시음장으로 사용됩니다. 성벽 위 산책로에서는 키안티 지역의 포도밭과 올리브 과수원이 펼쳐진 전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입장료 8유로)에서는 와인 제조의 역사와 과정을 배울 수 있으며 테라스에서는 일몰과 함께 와인 시음을 즐길 수 있습니다.

6. 비아 디 그라치아노 도시의 메인 거리로 중세 시대부터 이어진 상점들과 와인 바들이 즐비합니다. 특히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를 시음할 수 있는 에노테카들이 많습니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르네상스 시대 귀족 저택들의 문장들도 볼만합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에는 전통 시장이 열립니다.

7. 치비테카 요새 와이너리

도시 외곽에 위치한 중세 요새를 개조한 와이너리입니다. 12세기 건물 내부에 최신식 와인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 셀러에서는 수천 개의 와인 배럴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예약제 투어(25유로)에는 와이너리 견학, 와인 시음, 전통 식사가 포함됩니다. 테라스에서는 발 도르차의 황홀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몬테풀치아노의 심장을 달구는 축제 브라비오 델레 보티 

몬테풀치아노의 좁은 골목길을 80kg의 와인통이 굴러가는 소리가 울려 퍼질 때면 도시 전체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합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일요일 도시의 8개 지구는 수 세기에 걸친 경쟁과 자부심을 이어가는 특별한 경주를 준비합니다. 1974년부터 시작된 브라비오 델레 보티는 중세 시대 말 경주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와인 도시 몬테풀치아노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축제입니다.

축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도시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한 듯한 분위기로 변모합니다. 각 지구의 색깔과 문장으로 장식된 깃발들이 중세 건물들 사이를 수놓고, 좁은 골목길에서는 전통 의상을 입은 주민들이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각 지구에서는 전통 만찬이 열리고, 오래된 와인 저장고에서는 축제를 위해 특별히 숙성된 와인들이 개봉됩니다. 경주 당일 도시는 더욱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역사적인 퍼레이드에서는 수백 명의 주민들이 정교하게 재현된 중세 의상을 입고 행진합니다. 깃발 던지기 시범과 드럼 연주가 도시의 거리를 울리는 가운데, 각 지구의 선수들은 마지막 준비에 몰두합니다.

1.8km에 달하는 경주 코스는 도시의 가장 가파른 골목길들을 지나 피아차 그란데에서 끝이 납니다. 선수들은 무거운 와인통을 굴리며 좁은 골목길의 급격한 경사와 날카로운 코너들을 통과해야 합니다.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선수들의 땀방울은 수 세기에 걸친 전통과 하나가 됩니다. 승리한 지구는 브라비오라 불리는 수작업으로 그려진 깃발을 수여받습니다. 이 깃발에 그려진 도시의 수호성인 조반니 바티스타의 모습은 일 년 동안 우승 지구의 자부심을 상징하게 됩니다. 경주가 끝난 후에는 도시 전체가 축하 파티로 이어지며 와인과 전통 음식,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축제는 늦은 밤까지 계속됩니다. 이처럼 브라비오 델레 보티는 단순한 경주나 관광 상품이 아닌 몬테풀치아노 시민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살아 숨쉬는 진정한 문화 축제입니다. 와인통을 굴리는 경주는 이 도시의 와인 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전통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