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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간직한 코르도바, 역사의 명작, 천상의 정원 파티오

by treblue 2025. 2. 7.

천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도시 이슬람과 기독교의 찬란한 문명이 교차하는 곳 코르도바. 메스키타의 붉은 아치 아래로 스며드는 빛줄기와 하얀 벽을 수놓은 형형색색 제라늄의 향연, 좁은 골목길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까지 한때 유럽 최대의 도시였던 코르도바에서 잊을 수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코르도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찬란했던 문명의 중심지 코르도바. 과달키비르 강변에 피어난 이슬람 문화의 꽃이 지금도 도시 곳곳에서 향기롭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코르도바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이슬람 제국의 코르도바 칼리프국의 수도로서 최전성기를 누렸습니다. 당시 인구 50만의 코르도바는 파리와 런던을 합친 것보다 큰 유럽 최대 도시였으며 세계 최고의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였으며 이 시기 코르도바는 서양의 진주라 불렸으며, 세계 최초로 가로등이 설치되고 포장도로가 깔린 도시였습니다. 도서관에는 40만 권이 넘는 책이 있었고 이슬람, 유대교, 기독교 학자들이 모여 천문학, 의학, 수학, 철학을 연구했으며 특히 코르도바 대학은 옥스퍼드나 파리 대학보다 앞서 설립된 유럽 최고의 대학 중 하나입니다.

13세기 기독교도들의 재정복 이후에도 코르도바는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하얀 벽에 파란 화분이 걸린 집들 그리고 내부 정원인 파티오 문화는 이슬람 시대의 유산입니다. 특히 5월이면 열리는 파티오 축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코르도바의 기후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은 매우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비교적 온화합니다. 특히 7-8월에는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경우가 많아 관광하기에는 봄이나 가을이 가장 좋습니다. 5월의 파티오 축제 기간에는 도시 전체가 꽃으로 뒤덮여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대인 지구의 좁은 골목길에는 중세의 향기가 그대로 남아있고 과달키비르 강변의 로마교는 2000년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현대 코르도바는 과거의 영광을 간직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대학도시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르도바 사진
코르도바 대성당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 코르도바의 숨겨진 명작들

1. 메스키타-카테드랄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메스키타는 세계 건축사의 걸작입니다. 850개가 넘는 붉은색과 흰색의 이중 아치가 만들어내는 장관은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8세기부터 시작된 건축은 수세기에 걸쳐 확장되었고 16세기에는 기존 모스크 중앙에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이 들어섰습니다. 특히 미흐라브의 정교한 장식과 금빛 모자이크는 이슬람 예술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입장료는 성인 11유로(월요일 오전 8:30-9:30는 무료)이며 3월-10월은 10:00-19:00, 11월-2월은 10:00-18:00에 운영됩니다. 일출 직후 첫 입장 시간에 방문하면 고요한 분위기에서 아치들이 만드는 신비로운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 알카사르 데 로스 레예스 크리스티아노스

14세기에 건설된 이 기독교 왕궁은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이 머물렀던 곳으로 콜럼버스를 만나 신대륙 탐험을 승인한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웅장한 성벽과 탑, 아름다운 정원이 인상적이며 특히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정원의 분수와 연못은 이슬람 정원 양식의 영향을 보여줍니다. 높은 탑에 올라가면 코르도바 시내와 과달키비르 강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8유로이며 화요일-금요일 8:30-20:45, 토요일 8:30-16:30, 일요일 8:30-14:30에 운영됩니다. 여름철 정원의 야간 조명 쇼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장관입니다.

3. 유대인 지구

중세 시대 유대인들의 거주지였던 이 구역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하얀 벽과 꽃으로 장식된 발코니가 매력적입니다. 특히 카예 데 라스 플로레스 꽃의 거리는 코르도바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히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유대인 지구 내의 시나고그는 스페인에 남아있는 3개의 중세 유대교 회당 중 하나로 14세기의 아름다운 벽면 장식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시나고그 입장료는 성인 3유로이며 화요일-일요일 9:00-15:00에 운영됩니다.

4. 비아나 궁전

12개의 파티오와 화려한 정원을 자랑하는 귀족의 저택으로 코르도바의 파티오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건축양식과 정원 디자인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궁전 내부에는 타피스트리, 가구, 도자기 등 귀중한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파티오만 관람 시 5유로이며 궁전 포함 전체 관람 시 8유로이며 화요일-토요일 10:00-19:00, 일요일 10:00-15:00에 운영됩니다.

5. 칼라호라 탑

로마교 남쪽 끝에 위치한 이 중세 요새는 현재 알 안달루스 생활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8세기부터 13세기까지 이슬람 치하의 코르도바에서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가 평화롭게 공존했던 황금기의 역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탑 위에서는 메스키타와 로마교의 탁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4.5유로이며 월요일-금요일 10:00-18:00, 주말 10:00-14:00에 운영됩니다.

꽃과 분수가 어우러진 천상의 정원 파티오

하얀 벽을 타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제라늄과 작은 분수의 물소리가 울리는 안뜰, 코르도바의 파티오는 이슬람 시대부터 이어져 온 살아있는 예술입니다. 파티오는 코르도바를 상징하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유산입니다. 이슬람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독특한 건축양식은 더운 날씨를 이겨내기 위한 지혜이자 일상의 예술로 승화된 주거 문화입니다. 가정집 중앙에 있는 이 안뜰은 하늘을 향해 열려있어 자연 환기가 가능하고, 분수나 우물을 통해 시원함을 더했습니다. 매년 5월이면 코르도바에서는 파티오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201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축제는 2주간 진행되며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개인 주택의 파티오를 일반에 공개합니다. 주민들은 일년 내내 정성스럽게 파티오를 가꾸고, 축제 기간이 되면 수천 개의 화분으로 벽면을 장식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꽃은 제라늄, 카네이션, 재스민 등이며, 파란색이나 갈색의 토기 화분에 심어 하얀 벽에 걸어둡니다.

파티오는 단순한 정원이 아닌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입니다.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고, 여름밤의 시원함을 즐기는 사교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산 바실리오 지구의 파티오들은 전통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으며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일부 파티오는 관광객들에게 개방됩니다. 파티오를 장식하는 방법은 집집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바닥은 대리석이나 자갈로 포장되어 있고, 중앙에는 작은 분수나 우물이 있습니다. 벽면은 하얗게 회칠을 하고 파란 화분들을 규칙적으로 배열합니다. 또한 기둥이나 아치로 둘러싸인 회랑을 두어 그늘을 만들고 이곳에서도 다양한 화초들을 키웁니다.

파티오 축제 기간에는 50여 개의 파티오가 공식 경연에 참가하며, 전통적인 장식 방식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있는지 꽃의 배치와 전체적인 조화는 어떠한지 등을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방문객들은 무료로 파티오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각 파티오마다 주민들이 직접 안내를 해주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코르도바의 파티오는 단순한 건축 양식을 넘어 주민들의 자부심이자 도시의 정체성입니다. 수세기에 걸쳐 이어져 온 이 아름다운 전통은 현대에도 계속해서 진화하며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파티오를 통해 우리는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