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영국의 보석 덜헴 웅장한 노르만 양식의 대성당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이곳은 마치 해리포터의 호그와트를 연상시키는 마법 같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구불구불한 중세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웅장한 덜헴성과 대성당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실루엣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덜헴은 웨어강이 감싸 안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특별한 곳입니다.
천년의 역사가 흐르는 대성당의 도시 더럼
덜헴은 잉글랜드 북동부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로 995년 성 커스버트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웨어강이 반달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국 기독교의 영적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11세기에 건립된 덜헴 대성당과 덜헴성은 노르만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시의 지리적 특성은 중세 시대부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습니다. 높은 언덕과 강이 만드는 자연적인 방어선은 스코틀랜드의 침략으로부터 잉글랜드를 지키는 중요한 요새였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덜헴은 오랫동안 더럼 주교의 통치를 받는 특별한 지위를 누렸습니다.
1832년 덜헴 대학교가 설립되면서 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영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대학인 덜헴대학교는 옥스브리지에 버금가는 명문으로 성장했으며, 특히 대성당과 성을 캠퍼스로 사용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덜헴은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도시입니다. 중세의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된 구시가지, 활기 넘치는 대학문화, 그리고 현대적인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이곳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천년의 지혜가 흐르는 대성당의 순례길
1. 덜헴 대성당
11세기에 건립된 덜헴 대성당은 영국 최고의 노르만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시도된 리브 볼트 천장은 건축사에 큰 획을 그은 혁신으로 꼽힙니다. 해리포터 영화의 호그와트 촬영지로도 유명한 회랑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입니다. 성당 내부의 성 커스버트 무덤과 베다 무덤은 영국 기독교 역사의 중요한 유적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중앙탑 등반(성인 5파운드)과 박물관(성인 7.50파운드) 관람은 별도 요금이 있습니다. 개방시간은 매일 7시 30분부터 18시까지이며, 예배 시간에는 관광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2. 덜헴 성
11세기에 윌리엄 1세의 명령으로 건립된 덜헴성은 현재 덜헴 대학교의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노르만 양식의 웅장한 성곽은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입니다. 특히 성 내부의 노르만 채플과 대연회장은 중세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성 투어는 가이드와 함께 하는 투어만 가능하며 학기 중에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파운드이며, 투어는 하루 3-4회 진행됩니다.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투어 시간은 약 45분 정도 소요됩니다.
3. 크룩 홀
13세기에 지어진 중세 저택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크룩 홀은 덜헴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장소입니다. 총 6개의 테마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셰익스피어 정원과 대성당 정원에서 바라보는 덜헴 대성당의 전경이 압도적입니다. 저택 내부에는 중세부터 조지안 시대까지의 가구와 장식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잉글리시 크림 티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8파운드이며 4월부터 10월까지는 매일 10시부터 17시까지, 겨울철에는 주말에만 운영됩니다. 정원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가든 파티가 열립니다.
4. 웨어 강변 산책로
덜헴의 심장부를 감싸 안은 웨어 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특히 프리벳 브릿지에서 바라보는 대성당과 성의 전경은 덜헴의 대표적인 포토 스팟입니다. 약 5마일 길이의 순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역사적인 건물들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에는 수선화가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룹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 24시간 개방됩니다. 특히 해 질 녘 황금빛으로 물드는 대성당의 모습은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입니다.
5. 덜헴 실내시장
1851년에 문을 연 빅토리아 시대의 실내시장으로, 현지 상인들의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덜헴의 전통 음식인 더럼 스콘과 지역 특산품인 더럼 머스타드가 유명합니다. 건물 자체가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미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건축물입니다. 100개가 넘는 상점에서 신선한 식재료부터 수공예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9시부터 16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는 농부시장이 열립니다.
6. 덜헴 대학교 식물원
1970년에 조성된 이 식물원은 25에이커의 부지에 다양한 식물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열대온실, 죽림원, 알파인 정원 등 특색 있는 테마 정원들이 있으며 특히 대나무 미로가 인기 있습니다.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4파운드이며, 매일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됩니다. 정기적으로 가드닝 워크샵과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7. 덜헴 박물관 및 유산 센터
17세기 교회 건물을 개조한 박물관으로 덜헴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현대까지 덜헴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으며 특히 덜헴의 광산 산업 역사를 다룬 전시가 인상적입니다. 중세 덜헴의 일상생활을 재현한 디오라마와 interactive한 전시물들이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4.50파운드이며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시부터 16시까지 운영됩니다.
덜헴의 심장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생식당 더럼성 대연회장
덜헴 대학의 상징이자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학생식당으로 알려진 덜헴성 대연회장 은 단순한 식사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11세기에 지어진 이 웅장한 노르만 양식의 홀은 해리포터 영화의 호그와트 대연회장의 모델이 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도 덜헴 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학생들의 일상적인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연회장의 가장 큰 특징은 14세기에 완성된 높이 15미터의 티크목 천장입니다. 정교한 목조 장식과 중세 기사들의 문장으로 장식된 이 천장은 영국 중세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16-17세기의 태피스트리와 초상화들은 공간에 엄숙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제공되며, 특히 저녁 식사는 전통적인 정찬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학생들은 검은색 가운을 입고 참석해야 하며, 식사 전후로는 라틴어로 된 기도를 함께 낭송하는 등 수백 년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특별한 포멀 디너가 열리는데, 이때는 교수진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더욱 격식 있는 만찬을 즐깁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곳의 독특한 좌석 배치입니다. 높은 테이블이라 불리는 교수진의 테이블이 홀 한쪽 끝에 위치하고 학생들의 테이블이 그 아래쪽으로 길게 배치되어 있는 전통적인 옥스브리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중세 봉건제도의 위계질서를 반영하고 있지만 현대에는 학문적 전통의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대연회장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성 크리스토퍼의 의자입니다. 이 오래된 나무 의자는 한때 덜헴 주교의 자리였다고 전해지며 현재는 특별한 행사나 의식이 있을 때만 사용됩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의자에 앉은 사람은 반드시 덜헴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고 하여 많은 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몰래 이 의자에 앉아보기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덜헴성 대연회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천년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덜헴 대학의 정신적 중심지입니다.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전통적인 식사 예절과 의식들은 영국 대학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특권이자 교육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