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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도시 코임브라, 코임브라이 보물들, 트라제 아카데미코

by treblue 2025. 2. 11.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도시 코임브라는 몬데구 강변을 따라 펼쳐진 중세의 건축물들과 학생들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이 도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파티마와 포르투 사이에 자리잡은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저는 포르투갈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코임브라 대학교의 웅장한 도서관부터 좁은 골목길마다 울려퍼지는 파두 음악까지 코임브라는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중세의 숨결이 살아있는 학문의 도시 코임브라

포르투갈의 중심부에 위치한 코임브라는 리스본과 포르투에 이어 포르투갈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몬데구 강을 따라 형성된 이 도시는 1143년부터 1255년까지 포르투갈의 수도였으며 1290년에 설립된 코임브라 대학교로 인해 포르투갈의 옥스퍼드라 불립니다. 도시는 크게 상부도시 Alta와 하부도시 Baixa로 나뉘는데 상부도시에는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건물들이 하부도시에는 상업지구와 현대적인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코임브라의 역사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곳은 Aeminium이라 불렸으며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이후 비시고트족과 무어인들의 지배를 거쳐 1064년 페르난도 1세에 의해 재정복되었습니다. 특히 13세기 말 코임브라 대학교가 설립되면서 도시는 포르투갈의 지적 문화적 중심지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건축양식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특히 마누엘 양식이라 불리는 포르투갈 고유의 건축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어 건축학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코임브라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지중해성 기후와 대서양성 기후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연중 온화한 날씨를 자랑합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아름다운 날씨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관광하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도시 전체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골목마다 독특한 전망을 제공하며 특히 몬데구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도시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코임브라의 대중교통은 잘 발달되어 있어 버스를 이용해 주요 관광지를 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리스본과 포르투를 잇는 철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다른 도시로의 이동도 편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자전거를 통한 도시 관광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도시의 곳곳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전통 포르투갈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특히 학생들이 즐겨 찾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식당들이 많이 있습니다.

코임브라 사진

시간이 멈춘 듯한 코임브라의 보물들

1. 조아니나 도서관

>18세기에 건립된 바로크 양식의 이 도서관은 코임브라 대학의 상징입니다.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내부는 화려한 금박과 목조장식 그리고 정교한 천장화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궁전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도서를 보호하기 위해 박쥐 군단을 키운다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일 밤 도서관에 서식하는 박쥐들이 책을 해칠 수 있는 해충들을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12유로이며 학생은 8유로입니다. 개관시간은 9시부터 17시까지이며, 30분마다 20명씩 제한 입장하므로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2. 구대학교당

12세기에 건립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으로 포르투갈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네스크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웅장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소박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회랑의 고딕 양식 조각들은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2.5유로이며,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개방합니다. 미사 시간에는 관광이 제한될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산타 크루즈 수도원

12세기에 설립된 이 수도원은 포르투갈 초대 왕 아폰소 엔리케스와 그의 아들 산초 1세의 무덤이 있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입니다. 마누엘 양식의 화려한 정문과 르네상스 양식의 제단 아줄레주스 타일로 장식된 내부는 포르투갈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수도원 내부의 성가대석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조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유로이며 10시부터 17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일요일 미사 시간에는 관광이 제한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포르투갈 동화의 정원

1940년에 조성된 이 테마파크는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를 미니어처로 재현해놓은 독특한 공간입니다. 포르투갈의 주요 건축물들을 축소해서 만들어놓았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설계되었지만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코임브라 대학교, 벨렘 타워 등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1유로, 어린이 7유로이며 여름철에는 9시부터 20시까지 겨울철에는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됩니다.

5. 마차두 드 카스트로 국립박물관

로마 시대의 지하 구조물 위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 중 하나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예술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종교 예술품 컬렉션이 유명합니다. 건물 자체가 다양한 시대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6유로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됩니다. 첫째 일요일은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6. 세 수도원

17세기에 건립된 예수회 성당으로 현재는 코임브라 대학의 한 부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외관과 내부의 화려한 장식이 특징입니다. 특히 성당 내부의 금으로 장식된 제단과 아줄레주스 타일은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입니다. 학기 중에는 학생들의 졸업식이나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도 사용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3유로이며 9시부터 17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코임브라의 전통 학생복 트라제 아카데미코와 파두 문화

코임브라의 가장 독특한 전통은 검은 학생 제복 '트라제 아카데미코'와 이와 함께 발전해온 코임브라만의 파두 문화입니다.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이 전통은 단순한 복장 규정을 넘어 코임브라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망토를 걸치는 이 복장은 학생들의 평등을 상징하며 망토에 생기는 찢어짐이나 구멍은 수선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학창시절의 고난과 추억을 간직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5월에 열리는 케이마 다스 피타스 축제는 이 전통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자신의 학과를 상징하는 색깔의 리본을 불태우는 의식을 통해 학생에서 사회인으로의 전환을 선언합니다. 의학부는 노란색, 법학부는 빨간색, 문학부는 파란색 등 각 학부마다 고유의 색깔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축제는 일주일간 계속되며 첫날의 세레나타 몬우멘탈이 가장 유명합니다. 수천 명의 학생들이 구대학교당 계단에 모여 전통 파두를 부르는 이 행사는 코임브라 파두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코임브라 파두는 리스본의 파두와는 달리 오직 남학생들만 부를 수 있는 전통이 있으며, 사랑과 학창시절의 향수를 주로 노래합니다. 학생들은 검은 망토 아래 각자의 학부를 상징하는 색깔의 리본을 달고 다니며, 선배가 후배에게 망토를 물려주는 전통도 있습니다. 망토를 물려받을 때는 특별한 의식이 진행되는데 이를 '트라제 아카데미코의 세례식'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망토에 달린 리본들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학생의 연애 상태나 학업 성취도 등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코임브라 파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통 기타와 포르투갈 기타로 연주되는 이 음악은 주로 밤에 좁은 골목길이나 파두 하우스에서 연주됩니다. 특히 À Capella 같은 전통 있는 파두 하우스에서는 매일 밤 학생들의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코임브라를 찾고 있습니다. 트라제 아카데미코를 입은 학생들의 모습은 중세부터 이어져 온 대학도시 코임브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살아있는 전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