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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여왕 뤼벡, 중세의 보물 명소, 한자 동맹 이야기

by treblue 2025. 1. 28.

뤼벡은 독일의 다른 대도시들과는 다른 독특한 중세의 매력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한자동맹의 영광스러운 과거와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곳은 독일 북부 여행에서 꼭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시입니다. 특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딕 건축물들과 좁은 골목길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 맞볼 수 있으며 여유롭게 머무르면 좋지만 시간이 없다면 함부르크에서 당일치기로도 충분하니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역사적인 명소들은 대부분 뤼벡 구시가지 내에 위치해 있어 도보로 편하게 둘러보실 수 있으며, 각 장소들 사이사이에 있는 작은 골목길들과 중정들도 놓치지 말고 골목마다 숨어있는 작은 카페와 상점들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한자의 여왕 뤼벡

발트해와 맞닿은 독일 북부에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운 도시가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딕 건축물들과 첨탑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옛 한자동맹의 수도였던 뤼벡입니다. 1143년에 설립된 이 역사적인 도시는 중세 시대 북유럽 무역의 중심지로서 한자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큰 번영을 누렸으며 트라베강과 발트해가 만나는 전략적 위치에 자리 잡은 뤼벡은 독특한 섬 형태의 구시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를 감싸 안은 운하와 수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도시의 상징인 홀스텐 문에 들어서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묘한 기분이 듭니다. 1478년에 지어진 이 웅장한 성문은 쌍둥이 탑과 아치형 문이 특징적인데 당시 도시의 위엄과 부를 과시하던 대표적인 건축물이었습니다. 현재는 한자동맹 시대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뤼벡의 찬란했던 과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뤼벡의 매력은 역사적 건축물외에도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만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의 대표작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의 배경이 된 부덴브로크하우스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18세기 상인 저택의 모습과 함께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뤼벡은 마지판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200년 전통의 니더에거 가게에서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마지판 과자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전통 식당들에서는 발트해의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도시이면서 현대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어 첨단 의료 기술 산업과 교육 연구 시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연중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가 열립니다. 6월의 한자 축제, 11월의 노르딕 영화제, 12월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활기찬 도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뤼벡 사진
뤼벡

중세의 보물 명소

1. 홀스텐 문

붉은 벽돌로 지어진 웅장한 쌍둥이 탑이 여행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홀스텐 문은 뤼벡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입니다. 1478년에 건립된 이 성문은 한자동맹 시대 뤼벡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당시 도시의 서쪽 관문 역할을 했습니다. 기울어진 쌍둥이 탑과 아치형 문은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사랑하는 피사체이기도 합니다. 성문 내부에는 흥미로운 한자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중세 무역도시 뤼벡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당시 사용되었던 무역 도구들과 선박 모형, 상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은 마치 타임캡슐을 연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면 주변의 아름다운 공원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2. 마리엔키르헤

뤼벡 구시가지의 중심부에 우뚝 솟은 마리엔키르헤는 북독일 벽돌 고딕 양식의 걸작입니다. 1350년에 완공된 이 교회는 125미터 높이의 쌍둥이 첨탑으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부에 들어서면 높이 솟은 천장과 웅장한 기둥들이 아주 멋집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계식 오르간입니다. 매주 열리는 오르간 연주회는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음악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떨어진 종들을 그대로 바닥에 전시해 두어 전쟁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교회 한편에 있는 천문시계와 중세 예술품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입니다.

 

3. 뤼벡 시청사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건축양식이 한데 어우러진 뤼벡 시청사는 도시의 역사적 중심지입니다. 검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르네상스 양식의 외부 계단은 시청사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포토스팟이 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한자동맹 시대의 의회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정교한 목조 장식과 벽화들은 당시 뤼벡의 번영을 짐작하게 합니다. 특히 오디엔츠잘이라 불리는 접견실의 화려한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시청사 주변의 광장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축제와 마켓이 열려 도시에 활기를 더합니다.

4. 부덴브로크하우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만의 대표작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의 배경이 된 이 건물은 현재 문학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8세기 상인 저택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서는 만 가문의 역사와 함께 당시 부유한 상인 가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토마스 만과 그의 작품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소설 속 장면들을 재현한 공간과 작가의 집필실 그리고 전시물들은 문학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건물 자체도 한자 시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훌륭한 장소입니다.

5. 성 페트리 교회

뤼벡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성 페트리 교회는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현대적으로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붉은 지붕들이 빽빽이 늘어선 구시가지와 멀리 발트해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특히 석양 무렵에 방문하면 일곱 개의 첨탑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실루엣과 함께 황홀한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트라베뮌데 해변까지도 보인다고 하니,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교회 내부에는 중세 예술품들도 전시되어 있어 전망 감상과 함께 문화유산 관람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한자 동맹 이야기

바닷길을 통해 유럽의 번영을 이끌었던 한자 동맹의 이야기는 중세 시대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12세기말 북유럽의 항구 도시들이 모여 시작한 이 상인들의 연합체는 발트해와 북해를 아우르는 거대한 무역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한자 동맹의 시작은 무역상들의 자발적인 모임이었습니다. 당시 해상 무역은 위험이 많았기에 상인들은 서로를 보호하고 이익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독일어로 한자는 무리 또는 동맹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그들의 협력 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동맹의 중심에는 한자의 여왕이라 불린 뤼벡이 있었습니다. 뤼벡을 중심으로 함부르크, 브레멘, 단치히(현재의 그단스크) 등 주요 항구 도시들이 연합했고 전성기에는 약 200개의 도시가 가입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컸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무역을 넘어 독자적인 법체계와 군사력까지 보유한 강력한 조직으로 발전했습니다. 한자 도시들은 독특한 건축 양식도 공유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딕 양식의 건물들, 특히 교회와 시청사, 상인 회관 등은 한자 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건축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6세기에 들어서며 한자 동맹의 힘은 서서히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신항로의 발견으로 무역 중심지가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이동했고 강력한 국민국가의 등장으로 도시 연합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습니다. 마지막 한자 회의는 1669년에 열렸지만 이미 그때는 동맹의 실질적인 힘은 사라진 후였습니다. 오늘날 한자 동맹의 유산은 여러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함부르크와 브레멘은 여전히 공식 명칭에 자유 한자 도시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으며 과거 한자 도시들은 새로운 한자 동맹이라는 문화 협력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한자의 날 축제는 중세 무역 동맹의 정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