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맥의 품에 안겨 해발 2,558m에 자리한 볼리비아의 코차밤바는 1994년부터 카타리나 리바스를 통해 일어난 경이로운 성모 발현으로 알려진 성지입니다. 맑은 하늘과 온화한 기후로 영원한 봄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에서 향유를 흘리는 성모상, 오상의 성흔, 다양한 언어로 전해진 신비로운 메시지들이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들은 1998년 교회의 공식 인정을 받았으며 특히 성체성사의 신비와 가족의 일치에 관한 메시지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영적 지침을 제공합니다.
안데스의 봄 도시 코차밤바
2023년 5월 볼리비아의 중심부인 코차밤바에 도착했을 때, 저는 이 도시의 맑은 하늘과 쾌적한 기후에 먼저 반했습니다.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가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대에 있어 숨쉬기조차 힘든 반면 코차밤바는 2,558m에 위치해 영원한 봄의 도시라 불립니다. 실제로 방문 기간 내내 15-25도의 완벽한 날씨가 유지되었습니다. 도시 중심의 '14 de Septiembre' 광장에서 성 세바스찬 성당을 방문한 후 저는 지역 가이드의 소개로 코차밤바 발현의 중심인물인 카타리나 리바스의 집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평범한 주택가에 위치한 그녀의 집에는 작은 표지판만이 이곳이 특별한 장소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조용한 기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방문객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한쪽 벽에는 카타리나가 메시지를 받았다는 성모상과 성화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유리 상자 안에 보관된 과달루페 성모 성화였는데 이 성화에서 향유가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로부터 카타리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카타리나는 1994년 평범한 가정주부였어요. 어느 날 갑자기 손과 발 그리고 옆구리에 예수님의 오상이 나타나는 경험을 했지요. 특히 사순절과 성주 간에는 이 상처들이 더욱 뚜렷해지고 고통도 심해졌습니다.
그녀는 이전까지 특별한 종교적 지식이 없었던 평범한 신자였지만 발현이 시작된 이후 그녀는 예수님과 성모님으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녀가 메시지를 그리스어, 라틴어, 폴란드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자신이 전혀 배운 적 없는 언어로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신비로운 현상은 성화와 카타리나의 손에서 향유가 흘러나오는 것이었어요. 자원봉사자는 계속 설명했습니다. 이 향유는 과학자들이 분석했지만 그 성분과 원천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 향유를 통해 치유의 기적을 경험했지요. 저는 운이 좋게도 당일 카타리나를 잠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70대 중반이 된 그녀는 조용하고 겸손한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눈빛에서는 깊은 영성이 느껴졌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녀의 진정성과 평온함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초자연적 현상과 의학적 검증 과학과 신앙의 만남
코차밤바 발현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현상이 현대 과학의 엄격한 검증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날 저는 볼리비아 코차밤바 대학의 한 교수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카타리나 리바스의 사례를 조사했던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많은 의심이 있었습니다.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신경정신생리학 교수인 리카르도 카스타논 고메즈 박사는 완전한 무신론자였어요. 그는 세계 각지의 유사한 현상들을 조사하며 대부분이 가짜임을 밝혀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카스타논 박사의 조사 결과는 그 자신조차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카타리나가 메시지를 받는 동안의 뇌파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는 정상적인 의식 상태나 수면 또는 최면 상태와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였습니다. 특히 그녀가 전혀 모르는 언어로 메시지를 받을 때도 뇌의 언어 센터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었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었습니다. 이 연구 과정에서 카스타논 박사 자신이 가톨릭 신자가 되는 극적인 전환을 경험했습니다. 교수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학문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직접 목격했다고 고백했죠.
카타리나의 오상에 대한 의학적 조사도 철저히 이루어졌습니다. 상처는 외부에서 자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종종 심한 출혈이 있었지만 감염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유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철저한 조사 끝에 1998년 4월 코차밤바의 교구장 르네 페르난데즈 아파사 대주교는 카타리나 리바스의 경험이 초자연적 현상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들이 가톨릭 교리에 위배되지 않으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대 사회를 위한 메시지와 성체의 신비
순례 마지막 날 저는 다시 카타리나의 집에서 열리는 기도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약 30명의 순례자들이 작은 방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기도 후에는 카타리나가 받은 메시지에 대한 간단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카타리나를 통해 전해진 메시지의 핵심은 단순한 육체적 치유를 넘어 영적 회개와 더 깊은 신앙으로의 초대였습니다. 그녀가 받은 주요 메시지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1. 매일의 묵주기도와 성경 읽기의 중요성
2. 진정한 회개와 고해성사의 가치
3. 성체성사의 신비와 경외심
4. 가족의 일치와 사랑의 회복
5. 현대 세계의 물질주의와 도덕적 타락에 대한 경고
6.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충실할 것을 권고
특히 성체의 비밀이란 책에 담긴 메시지는 성체성사의 심오한 의미와 미사 중에 일어나는 영적 신비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많은 신자들에게 성체성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기도 모임 후 한 여성 순례자가 자신의 간증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5년 전 심각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었어요. 의사들은 더 이상의 치료 방법이 없다고 했죠. 그때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성화에서 흘러나온 향유를 통해 기도했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일주일 후 저의 관절염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의사들도 이 변화를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치유 간증은 이곳에서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암 환자의 회복, 시력 회복, 만성 질환의 치유 등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가톨릭 신자인 저도 진짜일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진짜죠.
코차밤바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저는 이 여정을 통해 얻은 영적 통찰을 되새겨보았습니다. 과학과 신앙, 이성과 신비, 그리고 일상과 초자연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장소는 제게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코차밤바의 성모 발현은 다른 유명한 발현지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메시지의 깊이와 현대성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신빙성이 확인되었다는 점은 신앙과 이성 사이의 조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마추픽추나 이과수 폭포 같은 유명 관광지 외에도 코차밤바라는 이 특별한 순례지를 방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곳에서 여러분도 저처럼 깊은 평화와 영적 쇄신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