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중세의 보물 요크 지방입니다. 완벽하게 보존된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고딕 건축의 걸작 요크 민스터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고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거리 샴블스에서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킹의 흔적부터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함까지 영국 역사의 모든 단면을 한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요크로 떠나 보시길 바랍니다.
영국 역사의 살아있는 박물관 요크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지방의 중심도시인 요크는 서기 71년 로마인들이 건설한 에보라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스 강과 포스 강이 만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이 도시는 로마 제국의 북부 행정 중심지였으며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황제로 즉위한 곳이기도 합니다. 중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요크는 더욱 번영했습니다. 866년 바이킹들이 침공하여 요르빅이라 불렀던 시기에는 스칸디나비아 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노르만 정복 이후에는 잉글랜드 제2의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13-15세기에 지어진 요크 민스터는 영국 고딕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시를 둘러싼 성벽은 영국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 도시 방어 시설입니다. 총 길이 3.4km의 성벽은 현재도 도보로 완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성벽에는 네 개의 주요 성문이 있어 각각 독특한 역사적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부에는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거리인 샴블스가 있습니다. 15세기에 지어진 목조 건물들이 서로 기대어 좁은 거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마치 중세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철도의 발달로 요크가 주요 철도 교차점이 되면서 새로운 번영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국립 철도 박물관이 이러한 역사를 보존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요크는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도시입니다. 중세의 건축물과 현대적인 상점들이 공존하며,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이 특별한 도시의 매력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습니다.
중세의 시간을 따라
1. 요크 민스터
북유럽 최대의 고딕 성당인 요크 민스터는 도시의 상징이자 영국 건축사의 걸작입니다. 250년에 걸쳐 완성된 이 웅장한 건축물은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세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15세기에 제작된 다섯 자매 창은 필수 관람 포인트입니다. 중앙탑에 올라가면 요크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3파운드이며 탑 등반은 별도로 6파운드가 추가됩니다. 여름철(9시-16시30분), 겨울철(9시-16시) 운영되며, 매일 진행되는 성가대의 찬송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2. 요크 성벽 산책
영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벽을 따라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3.4km의 산책로입니다. 네 개의 주요 성문과 여러 개의 작은 성문들이 있으며 각각의 성문에는 수세기에 걸친 역사적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Micklegate Bar는 과거 반역자들의 머리를 전시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성벽 산책은 무료이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개방됩니다. 전체 구간 도보로 약 2시간이 소요되며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3. 샴블스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거리로 15세기 정육점들이 즐비했던 곳입니다. 좁은 거리 양쪽으로 기울어진 목조 건물들이 특징적이며 2층의 돌출된 구조는 당시 햇빛을 피해 고기를 보관하기 위한 설계였습니다. 현재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상점, 초콜릿 가게, 해리포터 테마 상점들이 들어서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방문하면 관광객들이 적어 중세의 분위기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거리 자체는 24시간 개방되어 있으며 상점들은 보통 10시부터 17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4. 요르빅 바이킹 센터
1976년 발굴된 바이킹 시대의 유적지를 재현한 독특한 박물관입니다. 타임캡슐을 타고 1000년 전 바이킹 시대의 요크로 돌아가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당시의 소리, 냄새까지 재현되어 있습니다. 실제 발굴된 5만여 점의 유물들과 함께 바이킹들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디오라마가 인상적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13.50파운드이며,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됩니다. 성수기에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어 온라인 사전 예약을 추천합니다.
5. 국립 철도 박물관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박물관으로 300년이 넘는 영국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스티븐슨의 로켓호부터 말레이드와 같은 증기기관차의 걸작들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왕실 열차까지 다양한 철도 차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실제 기차를 운전해보는 시뮬레이터 체험이 인기가 높습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됩니다. 주말에는 증기기관차 실제 운행 시연도 진행됩니다.
6. 요크 성 박물관
18세기 감옥을 개조한 박물관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거리를 실제 크기로 재현한 커크게이트가 유명합니다. 300년에 걸친 일상생활의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와 함께, 과거 감옥의 모습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죄수 딕 터핀이 수감되었던 감방을 볼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3파운드이며 9시 30분부터 17시까지 운영됩니다. 정기적으로 코스튬 드라마와 같은 특별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7. 성 메리 수도원
13세기 영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했던 베네딕트 수도원의 폐허입니다. 현재는 요크 박물관 정원에 위치해 있으며 웅장한 고딕 양식의 유적이 당시의 영광을 짐작케 합니다. 특히 석양이 질 때 폐허를 비추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박물관 정원 입장료는 무료이며 여름철에는 야외 음악회와 연극 공연이 자주 열립니다. 개방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일몰 전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도시를 수호하는 검은 고양이의 전설, 요크의 수호자들
요크의 가장 독특한 전통 중 하나는 요크의 고양이들입니다. 도시 곳곳의 건물 외벽과 지붕에는 19세기부터 설치된 고양이 조각상들이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처음에는 쥐를 쫓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점차 도시의 수호자이자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전통은 1920년대 건축가 톰 애덤스가 자신의 건물에 고양이 조각을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건물들이 너무 엄숙하다고 생각하여 재미있는 요소를 더하고자 했습니다. 이후 이 아이디어는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고 현재는 요크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고양이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각각의 고양이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샴블스의 지붕 위에 있는 검은 고양이는 과거 이 거리가 정육점 거리였을 때 쥐를 잡아 식재료를 지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또한 요크 민스터 근처의 고양이는 성당을 지키는 수호자로 여겨져 특별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요크에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만 22마리의 고양이 조각이 있으며 이를 모두 찾아다니는 고양이 트레일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활동이 되었습니다. 관광안내소에서는 고양이 지도를 구할 수 있으며 이를 따라 도시를 탐험하다 보면 요크의 숨겨진 골목과 역사적인 장소들을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전통은 현대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건물이 지어질 때마다 고양이 조각을 설치하는 것이 하나의 관습이 되었으며 지역 예술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전통을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요크의 상점들이 자신만의 고양이 장식을 만들어 전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매년 열리는 요크 고양이 페스티벌에서는 도시 전체가 고양이 테마로 장식되며 어린이들을 위한 고양이 찾기 게임, 고양이 예술 전시회, 그리고 실제 길고양이들을 위한 자선 행사 등이 진행됩니다. 이처럼 요크의 고양이들은 단순한 건축 장식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독특한 전통은 요크의 역사적인 매력에 재미있는 요소를 더하며 방문객들에게 도시를 탐험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합니다. 고양이 조각을 찾아다니는 동안 자연스럽게 요크의 역사와 건축,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